우주청 주요 임무라더니…소행성 '아포피스' 탐사 좌초 위기

이채린 기자 2024. 8. 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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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우주청)이 개청하며 주요 미션으로 제시했던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가 예산 확보로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26일 천문연 관계자는 "우주청이 최근 발표한 업무 자료에 아포피스 탐사 내용이 빠져 있다는 것은 관련 예산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면서 "우주청에서 탐사 관련 예산을 담당하는 실무자가 천문연에 아포피스 탐사 예산 확보가 안 된다면 천문연의 다음 계획은 무엇인지 최근 질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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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확보 어려워 국제협력으로 방향 선회할듯
아포피스 탐사선의 상상도. 천문연 제공

우주항공청(우주청)이 개청하며 주요 미션으로 제시했던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가 예산 확보로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의도했던 한국 주도 탐사보다는 국제 협력으로 진행 중인 아포피스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아포피스는 지름 370m의 소행성으로 2029년 4월 지구에서 3만2000km까지 가까워진다. 지구를 도는 정지궤도 위성 고도인 3만6000km보다 가깝다. 앞서 한국이 탐사선을 보내 주도하는 첫 소행성 탐사 대상으로 아포피스를 꼽고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중심으로 아포피스 탐사 사업을 추진했지만 2022년 4월 예비타당성(예타) 조사에서 탈락했다. 성공 확률과 비용 대비 효율이 낮다는 판단이었다. 

잊혀졌던 아포피스가 등장한 건 지난 5월 우주항공청이 개청하며 발표한 '우주항공청 정책방향'이다. 우주청은 정책방향에서 아포피스 탐사를 검토하겠다고 명시했다. 아포피스 탐사를 위한 기술 개발 과정 자체가 한국의 우주 기술 역량 제고로 이어질 수 있어 기대감을 모았다. 

약 4개월 뒤인 26일 우주청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업무보고 한 내용에 따르면 아포피스는 빠져 있다. '소행성 탐사 등 우리나라 역량과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우주탐사 임무 발굴'이라고 모호하게 적혀 있다. 26일 우주청이 공고한 2024년 우주항공분야 신규 프로젝트 탐색연구(R&D) 기획과제에도 우주청이 개청하며 꼽은 임무 중 하나인 '제4라그랑주점(L4) 탐사 선행연구'는 포함됐지만 아포피스 관련 연구는 찾을 수 없다. 

이에 대해 26일 천문연 관계자는 "우주청이 최근 발표한 업무 자료에 아포피스 탐사 내용이 빠져 있다는 것은 관련 예산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면서 "우주청에서 탐사 관련 예산을 담당하는 실무자가 천문연에 아포피스 탐사 예산 확보가 안 된다면 천문연의 다음 계획은 무엇인지 최근 질의했다"고 말했다. 

과학계는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한국이 탐사선을 개발해 아포피스를 탐사하려면 적어도 2027년에는 지구를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2022년 예타 탈락 당시 적지 않은 천문학자들은 "2023년부터 탐사선 개발을 시작해야 했다"면서 "예타 탈락으로 탐사 기회가 아예 사라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천문연은 우주청에 아포피스 탐사 예산으로 예타 당시 3873억원에서 규모를 줄여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우주청 관계자는 아포피스 탐사 예산 확보를 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조만간 국제적으로 아포피스 탐사를 어떻게 진행할 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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