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층 높이서 에어매트 가장자리에 떨어지자 ‘70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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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소방서는 공기안전매트(에어매트)를 소방서 뒷 마당에 설치해, 8층 높이에서 성인 여성 몸무게에 맞춘 훈련용 마네킹(더미)을 에어매트 가장자리로 떨어뜨렸다.
이날 실험은 부천 호텔 화재 당시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린 여성이 가장자리로 떨어지며 매트가 뒤집혔는데, 실제 이런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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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에어매트가 뒤집혔다고 해서 이해가 잘 안 됐는데, 실제로 실험해보고 깜짝 놀랐어요.”
7명이 숨진 경기 부천 호텔 화재 다음날인 23일. 서울의 한 소방서는 공기안전매트(에어매트)를 소방서 뒷 마당에 설치해, 8층 높이에서 성인 여성 몸무게에 맞춘 훈련용 마네킹(더미)을 에어매트 가장자리로 떨어뜨렸다.
마네킹이 떨어지자 에어매트는 크게 들썩였다. 훈련을 지켜보던 구조대원과 출동대원 등 약 30여명 사이에선 “와” 하고 놀라움 섞인 탄성이 나왔다. 당시 훈련을 지켜본 소방관 ㄱ씨는 “에어매트가 약 70도까지 들어 올려진 듯 보였다”며 “뉴스에서 보던 상황을 실제로 눈 앞에서 확인하니 다른 소방대원들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실험은 부천 호텔 화재 당시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린 여성이 가장자리로 떨어지며 매트가 뒤집혔는데, 실제 이런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당시 상황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사다리차를 이용해 8층 높이를 맞추고, 평지, 경사지로 에어매트 설치 장소도 바꿔가며 실험했다. 이 소방서는 평소 에어매트를 펼치고 접는 등의 훈련은 했지만, 에어매트가 뒤집힐 가능성을 점검하는 실험은 처음이었다. ㄱ 소방관은 “평지는 경사지보다는 에어매트가 들어 올려지는 각도가 조금 작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잘못 떨어지면 실제로 에어매트가 뒤집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부천 호텔 화재 이후 일선 소방서에서 에어매트 관련 점검에 나섰다. 26일 오후 2시 수원시 권선구 수원남부119안전센터에서 ‘에어매트 전개 훈련’이 진행됐다. 가로 6미터, 세로 4미터, 높이 2.1미터의 5층형 에어매트를 설치한 뒤 무게 25㎏의 마네킹 여러 개를 이용한 낙하 훈련이었다. 대구 중부소방서도 지난 24일 약 70㎏ 무게의 훈련용 더미를 소방서 옥상(3층 높이)과 망루(8층 높이)에서 에어매트에 떨어뜨리는 실험을 했다. 당시 훈련을 지휘했던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더미가 에어매트 가장자리에 떨어졌을 때 실제로 사고 현장과 비슷하게 에어매트가 들린다든지 하는 사례가 발견돼 이 부분에 대해서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실험은 일선 소방서가 실제 사고 사례를 바탕으로 현장 안전 대책을 마련해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각 소방서는 에어매트 관련 훈련을 할 때 주로 설치하는 훈련을 한다. 직접 에어매트 위로 떨어지는 훈련도 하지만, 올바른 착지법을 숙달하는 차원이다. 현장에 진입한 구조대원도 에어매트로 뛰어내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훈련 과정에서 다칠 위험이 커 8층 높이에서 사람이 가장자리에 떨어지는 훈련 등을 하기는 어렵다.
이번 사건으로 소방 당국 차원에서 에어매트 관련한 표준 매뉴얼이 없고, 소방서마다 제조사가 다른 에어매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소방청은 향후 에어매트 표준 매뉴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앞서 22일 부천 호텔 화재 때 807호 객실(7층)에 있던 남녀 2명이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지만 숨진 바 있다. 당시 현장 에어매트는 다소 경사가 진 호텔 주차장 입구에 설치됐는데, 먼저 떨어진 여성이 매트 가장자리에 부딪히며 매트가 뒤집혔고, 뒤이어 뛰어내린 남성은 바닥에 떨어져 사망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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