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美 정치에 휘말린 세계경제…中 타격, 韓도 안심못해

황정환 2024. 8. 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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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관세 장벽' 더 높이려는 트럼프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트레이드마크인 ‘미국 우선주의’를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에 자동차 공장을 두지 않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 “100%에서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최소 60%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2024년 7월 20일 자 한국경제신문-

바이든을 대신해 대통령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표 몰이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의 대선 향방은 오리무중이지요. 양당의 공약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관세’가 세계경제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가 미국 내 제조업의 부활과 일자리 보호, 나아가 물가안정을 위해 내건 핵심 공약이 바로 ‘관세장벽’의 복원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산에 60~100% 관세 부과 공약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대해 보편 관세 10%, 중국산에 대해선 60~100%에 이르는 관세부과를 내걸었습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미국 내 자동차 산업을 위협하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선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선 것이지요.

트럼프의 논리는 단순하면서도 명료합니다.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관세 철폐를 중심으로 한 자유무역 질서가 미국의 일자리를 뺐었다고 주장합니다. 관세장벽이 사라지니 기업들로선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 생산 기지를 유지하기보다 멕시코, 중국 등 개발도상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이득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지요. 이로 인해 미국 내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미국 사회를 탄탄하게 받쳐주던 중산층이 와해되고, 팔 물건은 줄고 살 물건이 늘어나니 무역적자가 만성화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던 친환경 에너지 확대 정책도 폐기하고 미국에 풍부한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 채굴을 확대해 미국을 세상에서 가장 에너지 가격이 싼 국가로 만들겠다는 공약도 내놨습니다. 미국 안에서, 값싼 에너지로 물건을 만든다면 물가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 공약의 핵심 논리입니다. 관세부과가 일자리도 만들면서 물가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오직 미국만 바라본다면 꽤나 설득력 있어 보이지만 많은 경제학자는 트럼프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합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2018~2019년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결과 미국 가계의 세금 부담이 연간 419달러(58만원) 늘었다고 추산했습니다. 중국 제품에 매긴 관세 부담을 실제로 진 것은 미국 국민이었단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판매자, 수입업체, 소매업체 등 공급자가 이익 마진을 낮추지 않는 한 관세인상은 최종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부담은 대부분 수요자인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트럼프 공약대로 중국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평균 중산층 가정에 연간 1700달러(약 235만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관세부과로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주장도 헛점이 존재합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을 포기할 수 없는 기업들이 분명 미국 내 공장을 설립할 경우 이는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세 부과 땐 중국 성장률 2.5%포인트 떨어질 수도

하지만 관세부과가 기업과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높이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미국 안에서 모든 원재료와 중간재가 중국이나 멕시코에서만큼 싸게 생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관세부과 이후 비용 및 가격(P) 상승은 불가피하고, 이는 상품과 서비스의 수량(Q)를 줄여 중장기적으론 고용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조세 재단은 트럼프의 관세 계획이 시행되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최소 0.8% 감소하고 일자리는 되려 68만4000개가 줄어들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관세 인상의 핵심 ‘타깃’인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는 것은 명확해 보입니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60%의 관세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이 심대한 타격을 받아 향후 1년간 중국 GDP 성장률이 2.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한국도 마냥 낙관할 순 없습니다. 중국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생긴 한국산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더 선전할 수 있지만, 중국 경제 위축으로 중국향 수출이 감소하며 전체 수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황정환 기자

NIE 포인트

1.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약에 대해 알아보자.

2. 관세 부과가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보자.

3. 미국의 관세 인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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