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50억원짜리 김환기 그림, 올해도 50억원… 미술시장 침체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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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낙찰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의 '2024년 상반기 미술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9개 경매사의 낙찰총액은 695억7100만원으로 2023년 상반기(803억8100만원) 대비 13.4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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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상반기 미술시장 분석 보고서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낙찰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반적인 미술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26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의 ‘2024년 상반기 미술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9개 경매사의 낙찰총액은 695억7100만원으로 2023년 상반기(803억8100만원) 대비 13.4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출품 수량도 1만4664점에서 1만2422점으로 줄었다. 다만 서울옥션과 케이옥션만 따로 떼서 봤을 때는 낙폭(3.6%)이 확 줄어든다. 두 회사는 국내 경매 시장의 80% 이상(낙찰총액 기준)을 점유하고 있다. 중소 경매사들이 크게 고전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미술시장 침체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김환기의 작품 경매이력만 봐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옥션 경매에 나와 50억원에 낙찰된 전면점화 ‘3-V-71 #203’(1971)는 2016년 5월 서울옥션 경매에 나왔던 작품이다. 당시 낙찰액도 50억원이었다. 8년만의 거래에도 불구하고 작품 값이 전혀 오르지 않은 것이다. 경매에 작품을 맡기는 수수료, 8년 간의 물가상승률, 관리 비용을 생각하면 상당한 손해다.
2013년 서울옥션 경매에 나와 2억8000만원에 낙찰됐던 1960년대 작품 ‘산월’은 지난 5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2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가격이 28.6% 하락했다. 그만큼 시장이 좋지 않고, 미술품을 사기에는 좋으나 팔기엔 부적절한 상황일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시장에 비하면 한국 미술시장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상반기 크리스티와 소더비, 필립스 등 세계 3대 경매사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나 줄었다는 점에서다.
중국 시장의 추락이 특히 심각하다. 홍콩 경매에서 3대 경매사의 매출은 같은 기간 27.9%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소더비 홍콩의 현대미술 저녁 경매 매출은 39.6% 급락했다. 전망도 어둡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3대 경매사의 전문가들 중 “올해 하반기에는 중국 현대미술 시장이 긍정적인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지난 1월 긍정적인 답변을 한 비율(17%)의 절반 수준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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