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4명 중 3명 “패통탄 총리, 아버지 탁신 도움 없이 통치 못할 듯”

패통탄 친나왓(오른쪽) 태국 신임 총리가 국왕으로부터 총리직을 승인받은 직후인 지난 18일 아버지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자신이 이끄는 프아타이당 당사 앞에서 만나 포옹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태국인 대다수가 패통탄 친나왓(38) 신임 총리가 아버지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영향력 없이 통치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방콕포스트와 타이PBS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원(NIDA)이 지난 20∼21일 전국 성인 13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패통탄 총리가 탁신 도움이나 지원 없이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59.0%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15.4%는 ‘다소 불가능하다’고 답하면서 패통탄 총리가 독자적으로 정부를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비율이 74.4%에 달했다. ‘가능하다’와 ‘다소 가능하다’는 각각 9.8%, 15.0%에 그쳤다.

다만 탁신 전 총리가 정부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패통탄 정부에서 탁신 전 총리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어떤 자리를 맡거나 막후에서 국가 운영을 해서는 안 되지만, 아버지로서 비공식적 조언을 할 수 있다’는 응답이 37.8%로 가장 많았다. ‘어떤 자리를 맡아서는 안 되지만 막후에서 국가 운영에 관해 조언할 수 있다’는 28.9%, ‘어떤 자리를 맡거나 조언해서는 안 되며, 패통탄 총리가 자유롭게 통치하도록 해야 한다’는 27.0%였다.

2001부터 2006년까지 태국 정부를 이끈 탁신 전 총리는 태국에서 가장 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꼽힌다. 이에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총리가 최근 역대 최연소 총리로 선출되자 그가 막내딸 뒤에서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상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탁신 전 총리는 고문 등 공식 직책은 맞지 않고 아버지로서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패통탄 총리도 조언은 구하겠다면서도 탁신 전 총리가 자신이나 정부를 관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2일 탁신 전 총리가 공개 연설에서 보조금 지급 등 각종 정책 현안에 대해 언급한 이후 그의 영향력 행사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