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지→고영욱 문제적 스타 줄줄이 복귀, 여론 향방은 [이슈와치]

이해정 2024. 8. 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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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고영욱, 서예지, 지수(뉴스엔DB)

[뉴스엔 이해정 기자]

성범죄 전과부터 학교폭력 의혹, 전 연인과의 갈등까지.

크고 작은 물의로 연예계를 떠난 문제적 스타들이 줄줄이 복귀 시동을 걸었다. 시도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선택은 대중의 몫. 과연 이들의 복귀 성적표는 어떻게 달라질까.

지난 1994년 그룹 룰라 1집 '루츠 오브 레게(Roots of Reggae)'로 데뷔한 고영욱은 '100일째 만남' '비밀은 없어' '날개 잃은 천사' '3! 4!' 등 히트곡의 영광을 함께 누렸다. 1997년 룰라가 해체된 이후 그룹 재결성 시도가 있었으나 실현되지는 못했다. 고영욱 역시 자연스럽게 재기에 실패했다.

대중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고영욱이 재차 이름을 떨치게 된 건 '첫 전자발찌 부착 연예인'이 되면서부터다. 2013년 1월 고영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미성년자 3명을 총 4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재판부로부터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안양교도소, 서울 남부교도소 등에서 형량을 채우고 출소했다. 전자발찌 착용 기간은 2018년 7월 만료됐다. 고영욱은 2015년 출소 당시 "수감 기간 많이 반성했다. 연예인으로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고영욱의 방점은 '반성'보다 '연예인으로서'에 찍힌 모양이다. 2020년 11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고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고 환영받지 못할 출사표를 던졌다가 네티즌 신고로 계정이 폐쇄됐다. 인스타그램 계정 폐쇄 약 3년 9개월 만인 지난 8월 5일에는 유튜브 채널 'Go!영욱 GoDOG Days'를 개설하고 "부끄러운 삶을 살았다. 집에서 넋두리하며 형편없이 늙고 있는 것 같아서 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두서없이 유튜브를 시작해 본다"는 글을 남겼다. 해당 채널에 올린 첫 영상인 'Fresh'가 공개 2주 만에 조회수 30만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댓글창을 막아둔 채 총 9개의 영상이 게재된 고영욱 채널은 23일 삭제됐다.

유튜브는 인스타그램과 달리 성범죄 전과자에 대한 채널 개설이나 게시물 업로드에 대한 직접적인 제지 기준은 없다. 그러나 채널 폐쇄 요구가 빗발쳤고 그의 유튜브 활동을 막아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바. 거센 비난 여론이 채널 삭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영욱은 23일 본인의 X(옛 트위터)에 "밤 사이 제 유튜브 채널이 폐쇄된 것 같다.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유해한 콘텐츠를 올린 것도 아닌데, 유튜브 측에서 없는 규정을 한 개인에게만 적용시킬 수 있는 건지. 법의 처벌은 다 치렀는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과연 이게 형평성에 맞는 건지"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본인을 응원하는 팬들의 메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부끄러운 삶"을 산 건 인정하지만 "형편 없이 늙고 있는" 건 싫고 "전과자"는 맞지만 그 사실 자체가 누군가에겐 "유해한 콘텐츠"가 되는진 모르겠다는 고영욱. 그를 집에 가둔 건 세상이 아니라 과거의 자신이라는 걸 잊은 걸까. 대중이 그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2018년 여름까지만 해도 착용하고 있던 전자발찌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걸 정말 모르는 걸까. 다 떠나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톱 연예인 출신이 대중이 원하는 바를 읽지 못하고 추태를 부리는 꼴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린 여성들을 꾀어내려던 심보의 반의반만큼이라도 대중의 니즈를 읽었다면 조용히 잊혀질 수라도 있을 텐데 말이다.

고영욱의 복귀 시도가 허무하게 끝났다면 이제 막 동전을 던져 게임을 시작한 스타들도 있다.

배우 류승룡으로부터 "20대를 대표할 청춘의 얼굴"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배우 지수는 2009년 극단 생활을 시작으로 단역, 단편 영화 등 차근차근 필로그래미를 쌓아왔다. 2015년 MBC '앵그리맘', KBS2 '발칙하게 고고'에 출연하며 이름을 각인시켰고 그해 영화 '글로리데이'로 제37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후보, 제22회 춘사영화상 신인남우상 후보에 올랐다. SBS '닥터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MBC '역도요정 김복주',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을 거치며 소년과 남성의 매력을 모두 갖춘 배우로 거듭났다.

인기 고공 행진은 2021년 3월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의 학폭(학교 폭력)을 폭로하는 글이 게시되며 난기류를 맞았다. 그리고 폭로 이틀 만인 3월 4일 지수는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학폭을 인정하는 자필 사과문을 게시했다. 당일 출연 중이던 KBS2 '달이 뜨는 강' 하차도 결정됐다. 5월에는 소속사 키이스트가 지수와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이후 지수는 인정한 폭로 내용과는 별개로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이어갔으나 지난해 1월 지수 측에서 최초 폭로글과 댓글 작성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불기소처분(혐의없음)이 내려졌다.

지수는 지난해 10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초 폭로자와 오해를 풀었으며 성폭행 의혹 등은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학폭 폭로가 나온 지 3년 5개월 만인 지난 8월 23일 지수는 자신의 개인 채널에 영상을 게재하며 오랜만에 근황을 전했다. 지수는 "거의 한 4년이 된 것 같다. 4년 전에 거문도 여행을 혼자 갔다가 이제야 다시 돌아오게 됐다. 군대도 갔다 왔고 저한테 있었던 안 좋은 이슈들을 이야기했던 친구들과 다 오해도 잘 풀게 됐다. 그리고 천천히 저도 다시 해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재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 반응은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고 무엇보다 당사자인 피해자들과 갈등을 풀었으니 환영한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학폭 사실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며 불쾌감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영상에서 지수는 "영어로 된 작품을 해보고 싶다. 타깃 층이 글로벌화되니 글로벌적인 작품을 하나 해보고 싶다"며 해외 진출을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영상에도 영어 자막을 삽입했다. 그러나 지수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논란을 우회하면서 이미지 쇄신을 꾀하긴 어렵다는 것을. 피해자와의 문제 해결은 지수 개인의 일이지만, 연예계에 복귀하는 건 지수와 대중의 의지가 맞닿아야 가능한 일이다. 대중은 과연 지수를 다시 품을 수 있을까.

지수 못지않게 여론 향방이 궁금한 인물로는 배우 서예지도 있다. 서예지는 전 남자친구와의 교제 당시 가스라이팅 의혹, 학력 위조 논란, 학폭 폭로글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논란이 불거지고 1년 만인 2022년 tvN '이브'로 안방극장에 복귀했으나 강렬한 연기보다 강력했던 구설수로 전과 같은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서예지는 지난 5월 소셜미디어 활동을 재개하더니 6월 써브라임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복귀 시동을 걸었다. 지난 8월 23일에는 한 화장품 브랜드 팝업 스토어 행사에 참석하며 2년의 공백을 깨고 공식석상에 복귀했다. 그러나 여전히 서예지의 연관 검색어 최상단에는 '가스라이팅'이 남아있다.

전 연인과의 사생활에 시비를 가릴 순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학폭 의혹, 학력 위조 논란 등 다른 구설과 얽힌다면 전반적인 인성 문제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결국 진위를 밝혀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명백히 입장을 밝히는 게 향후 활동을 위한 장기적 전략일 것으로 보인다. 서예지가 예쁘고 연기 잘하는 건 누구나 안다. 동시에 그에게 달린 꼬리표도 누구나 안다. 그 꼬리표가 사실이 아니라는 걸 누구나 알게 만드는 게 서예지와 소속사의 역량이다. 억울한 주홍글씨인지 순간의 실수인지, 대중은 언제나 솔직한 정면 돌파를 원한다.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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