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해 보이려고 43kg까지 감량"…30대 시작부터 빛난 고민시의 도전정신 ('아없숲')[TEN인터뷰]
[텐아시아=이소정 기자]
"작년 여름 너무 사랑했던 작품이 드디어 세계적으로 공개가 됐습니다. 너무 큰 영광이죠. 20대 마무리인 동시에 30대 시작인 작품입니다."
26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 출연한 1995년생 배우 고민시가 이렇게 말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작품이다. 극 중 고민시는 한여름 갑자기 나타나 고요했던 영하(김윤석 분)의 일상을 뒤흔드는 불청객 성아를 연기했다.
작품을 위해 내적인 면은 물론 비주얼적으로도 고민이 컸다는 고민시. 그는 "정말 많이 감량했다. 내 인생 최저 몸무게다. 43~44kg까지 감량했다. '스위트홈' 할 때 46kg였는데 그것보다 더 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척추뼈가 잘 보여서 날것의 동물적인 느낌을 원했다. 잠깐 지나가는 컷이라도 그런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척추의 뼈들이 기괴해 보이길 바랐다"고 밝혔다.
고민시는 "처음으로 작정하고 꾸민 역할을 맡았다. 새롭고 재밌었다.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부자 캐릭터였다. 늘 가난한 역할을 해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스위트홈' 분장팀 실장님이 같다. 전작과 다른 느낌을 주기 위해 고민을 많이 나눴다. 칼 단발 헤어 스타일부터 수많은 의상 등 테스트 촬영 때 다양하게 시도해보며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고민시는 호흡을 맞춘 김윤석으로부터 들었던 조언을 전했다. 그는 "윤석 선배님께서 악역은 작품에서 외로운 캐릭터라고 말씀해 주셨다. 시청자가 연민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그게 좋은 악역이라고 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나쁘다는 것에 집중되지 않고 한 장면이라도 희로애락이 전달되면 좋겠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고민시는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관련된 비화를 풀었다. 그는 "꽤 오래전부터 프로필사진을 토마토로 해놨다. 성아가 토마토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성아는 손재주가 좋고 예술에 소신이 있고 식물 키우는 것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품에서 빨간 음식이 많이 보인다. 감독님과 작가님들의 의견이 반영된 건데, 한 가지 컬러로 이어지는 연출이 성아스러웠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고민시에게는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홈' 시즌 등에서 활약을 펼쳐 '넷플릭스의 딸'이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이에 관해 고민시는 "효녀가 되고 싶다. 즐겁게 일해서 좋은 성과까지 내면 최고다. 앞으로도 넷플릭스의 작품을 왕성히 하면서 효녀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민시는 예능 '서진이네2'에서 인턴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그는 "승진하고 싶다. 주방도 좋고 홀도 좋지만, 승진욕이 있다. 대표는 자신 없다. 그 아래 직급인 이사진 정도까지가 좋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현재 배우로서의 직함은 어느 정도 되는지 생각하냐고 묻자 고민시는 "인턴인 것 같다. 이제 막 승진을 꿈꾸는 정도다. 만년 인턴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고민시는 지난달 수해 피해 이웃을 돕기 위해 5000만 원을 기부하며 아너스클럽 회원으로 위촉됐다. 그는 인지도가 높아진 후 꾸준히 기부하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는 "전부터 선배님들의 기부 기사를 보면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본받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많이 가진 상태가 아니더라도 나눌 때 기분이 정말 좋더라.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고민시는 "김혜수 선배님과 조인성 선배님에게 덕담을 많이 들었다. 베풀고 나눌수록 더 좋은 일들이 찾아온다고도 말씀해주셨다"고 밝혔다.
'밀수'에서 호흡을 맞춘 염정아와 김혜수에 대한 존경심도 표했다. 고민시는 "엊그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다 같이 보자고도 말씀해 주셨다. 보시고 난 후, 김혜수 선배님께서 '고민시의 시대가 열린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내가 너무 벅차서 '감동이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선배님께서 '너란 존재가 더 감동이다'라고 덕담을 해주셨다"며 훈훈한 일화를 풀어냈다.
인터뷰 내내 연기 열정을 드러낸 고민시. 그는 "배우로서 작품을 할 때마다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대중에게 비추어지면 좋겠다. 언제나 몸을 던지는 것에 두려움을 안 느껴왔다. 분장이나 과감한 작업이 너무나도 흥미롭다. 연기할 때만큼은 내가 어떤 이미지로 보여지고 얼마만큼 변화가 가능한지 전부 열려 있으면 좋겠다. 도전에 있어서는 즐거울 뿐이다"라면서 배우로서의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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