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려도 주담대 급증…은행권, 결국 대출 만기·한도 줄인다(종합2보)

한지훈 2024. 8. 26. 15: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 29일부터 수도권 최장 30년·생활자금대출 1억으로 제한
주담대 거치기간·MCI·MCG도 폐지…마이너스통장 최대 5천만원만
우리은행도 내달 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총량 관리 강화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주택 관련 가계대출 급증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은행권에서 결국 본격적으로 주택담보·신용대출 만기와 한도 제한 조치가 시작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들이 7월 이후 약 두 달 동안 끊임없이 대출 금리를 올려왔지만, 집값 상승과 부동산 거래 증가와 맞물린 대출 수요 폭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자금대출 [연합뉴스TV 제공]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부 회의를 거쳐 29일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우선 현재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인 주택담보대출 대출 기간이 수도권 소재 주택에 대해서는 30년으로 일괄 축소된다.

주택을 담보로 빌리는 생활안정자금 대출의 한도도 물건별 1억원으로 제한된다. 지금까지 생활안정자금 주택담보대출에는 한도가 없었다.

현재 신규 주택구입 대출 시 1년 이내, 생활안정자금 대출 시 3년 이내로 운영 중인 주택담보대출 거치기간도 당분간 없애기로 했다.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기간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 MCG) 적용도 막힌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출 한도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MCI·MCG 가입이 제한되면 현재 지역별로 ▲ 서울 5천500만원 ▲ 경기도 4천800만원 ▲ 나머지 광역시 2천800만원 ▲ 기타 지역 2천500만원씩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아울러 논·밭·과수원 등 나대지(지상에 건물이 없는 토지) 담보 대출과 다른 은행으로부터 갈아타기를 통해 넘어오는 전세자금대출은 아예 금지된다.

통장자동대출(마이너스통장) 한도 역시 현재 1억원∼1억5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대폭 감액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내부 분석으로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기간이 40년에서 30년으로만 줄어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식에서 연소득 5천만원 대출자의 한도(대출금리 연 3.85% 가정)가 4억원에서 3억5천만원으로 5천만원 정도 줄어든다.

우리은행도 오는 2일부터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출 모집 법인 한도 관리를 강화, 법인별 월 한도를 2천억원 안팎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또 소유권 이전, 신탁등기 말소 등의 조건이 붙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제한할 예정이다.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KB국민은행처럼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 MCG) 가입도 제한한다.

신한은행은 지금까지 허용했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이날부터 당분간 취급하지 않는다.

해당 조건은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주택 처분 등으로, 갭투자 등 투기적 대출 수요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신한은행 역시 플러스모기지론(MCI·MCG)도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또 생활안정자금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래픽]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감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22일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잔액(565조8천957억원)은 7월 말(559조7천501억원)과 비교해 6조1천456억원이나 더 늘었다.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은행들의 이런 대출 중단, 한도 축소 등의 움직임은 그만큼 대출 금리 인상에도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계속 빠르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월 말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59조7천501억원으로, 6월 말(552조1천526억원)보다 7조5천975억원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이달에는 이 기록마저 한 달 만에 깨질 가능성이 있다. 22일 현재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565조8천957억원)은 7월 말(559조7천501억원)과 비교해 6조1천456억원이나 더 늘었다.

shk999@yna.co.kr, hanjh@yna.co.kr, ssu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