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대적인 벌초 시즌…‘안전사고 주의보’ 발령
문중 자손 한자리에 대거 모여 실시
추석을 앞두고 제주에 벌초 안전사고 주의보가 발령됐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지난 23일부터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벌초 시기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26일 밝혔다.
소방본부 집계 결과 최근 5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벌초작업 관련 안전사고는 총 173건(사망 1명·부상 172명)이다. 매년 평균 34건 이상 발생하는 셈이다.
원인별로는 예초기와 같은 농기계를 사용하다가 발생한 사고가 38.2%(66명)로 가장 많았고 무리한 작업 35.8%(62명), 낙상 및 부딪힘 15.0%(26명), 동·식물 등에 의한 사고 7.5%(13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고의 85.6%(148명)는 추석 전인 8~9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제주에서 추석 전 문중 구성원이 대대적으로 벌초를 하는 문화와 연관이 있다.
제주에서는 음력 8월1일을 기점으로 추석 전까지 문중의 후손이 한데 모여 조상 묘를 찾아다니며 벌초를 하는 풍습이 있다. 도 전역에서 문중별로 일제히 이뤄지는데 이를 ‘모둠벌초’(문중벌초)라고 한다.
제주도민들은 모둠벌초를 조상에 대한 효를 실천하고 혈연 중심의 문중을 단합하는 매우 중요한 행사로 여겨왔다. 문중의 구성원이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만큼 벌초철이면 산소마다 벌초를 위해 수십명에서 많게는 100명 이상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학교나 직장 등을 이유로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출향 제주도민 역시 추석 때는 방문하지 못해도 벌초 때만큼은 고향을 찾는다. 참석하지 못하면 벌금을 내기도 한다.
추석 전 제주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여 벌초를 하는 문화로 인해 관련 안전사고 역시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벌초 때 작업 목적에 맞는 예초기 칼날을 사용하고, 톱날이 반대로 튕겨 나가는 킥백 현상을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고민자 제주소방안전본부장은 “벌초기간은 농기계 기구로 인한 외부손상뿐만 아니라 벌쏘임, 온열질환까지 등 다양한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시”라면서 “예방수칙과 행동요령을 숙지해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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