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저승사자는 ‘고점’이라는데...이날만 기다리는 삼전·SK하이닉스 주주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4. 8. 26. 14: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28일만 기다리고 있어요. 더 매수할까요?”

“이참에 AI(인공지능) 거품론 좀 확 없애줬으면...”

‘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련 종목의 주주 토론방이 연일 뜨겁다.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대주주 매도 후 잘된 주식 봤느냐” 등 ‘AI 고점론’ 관련불안감 해소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엔비디아와 동조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엔비디아 실적이 국내 반도체주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2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후 2분기(5~7월) 실적을 공개한다.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올해 미 증시 랠리를 이끌어 온 대장주 중 하나다. 엔비디아의 실적에 따라 AI 열풍과 이에 따른 증시 상승 여부가 판가름날 수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이와 관련 올스프링 글로벌 투자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이크 스미스는 최근 로이터통신에 “엔비디아는 오늘날을 대표하는 ‘시대정신적인 주식(zeitgeist stock)’”이라며 “한 해 네차례 있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는 ‘슈퍼볼’(미식축구 결승전)과 같다”고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기도 했다.

엔비디아가 지난 1분기 발표 당시 예상한 2분기 매출은 280억 달러였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이보다 높은 286억 달러로 전망하며 기대치를 높인다.

주가 상승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옵션 분석업체 오랏츠(ORATS)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발표 다음 날 약 10.3%의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3년간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예상치는 물론, 같은 기간 실제 실적 발표 다음 날 평균 상승률(8.1%)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연이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인해 실적 기대감이 너무 커진 것이 엔비디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집계된 컨센서스와 달리 적어도 3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이 나와야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엔비디아가 매출 300억달러 이상, 매출총이익률(GPM)은 78% 이상 나오지 않는다면 실적 발표 후 주가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 해소 역시 관건이다.

지난 20일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업황의 피크(고점)을 준비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해 AI고점론을 재점화시켰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매출 증가율이 올해 3분기(21%) 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4분기부터 매출 증가율은 18%로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AI 산업 투자 랠리는 영원하지 않다”며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 2021년 ‘반도체 시장에 겨울이 온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황의 다운사이클(장기 하락추세)를 예측했고, 공교롭게도 보고서 발간 직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은 바 있다.

물론 “AI 고점론은 시기 상조”라고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미 빅테크 기업들이 AI 생태계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AI 설비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삼아서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AI 고점론 등 각종 의구심이 해소되면 오히려 국내 반도체주의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이번 분기 실적은 엔비디아 주가 자체의 전고점 돌파 여부를 넘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전반적인 반도체 업종을 둘러산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