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권익위 간부 사망' 정무위서 충돌…"악성 민원 탓" vs "내부 압박 탓"
"공무원 민원 문제 심각...연관 가능성 있어"
野 "사건 종결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원인"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26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조사 담당자인 권익위 국장 사망을 두고 격돌했다. 여당은 야당의 악성 민원 등으로 인한 업무상 스트레스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야당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종결 결정으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권익위원회 등을 상대로 고위 간부 사망 사건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다만 권익위 간부의 상관이자 갈등을 겪은 인물로 알려진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오후 회의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야당은 질의에 앞서 정 부위원장의 불참에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질의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불출석 이유가 오늘 오후에 회의가 있다는 것인데, 공정거래위원장은 오후에 회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전에는 참석했다가 오후에는 이석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오후에 있는 회의를 핑계 삼아 오전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뻔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또한 권익위 간부 사망이 윗선의 사건 종결 압박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자료에 따르면) 자신의 소신과 위배되는 결정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래서 심리적으로 힘들다라고 했다"며 "이런 문제를 봤을 때 심리적 압박이나 스트레스의 원인이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사건 종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공무원에 대한 악성 민원이 심각한 상황을 들며 사건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강 의원은 "돌아가신 권익위 간부께서 힘들다고 글을 남겼다. 제가 보기에는 많은 중앙 부처 공무원들이 악성 갑질과 폭언을 하기 때문에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공무원에 대한 악성 민원뿐만 아니라 악성 갑질, 폭언, 막말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강 의원은 야당의 지속되는 청문회 정국이 공무원 업무를 과도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개원 이후 야권이 연이은 탄핵안을 발의하고 청문회를 열어 부처 고위 공직자들은 물론이고 실무자들까지 악성 민원이나 다를 바가 없는 자료 요구를 받고 있다"며 "한번 조사를 해봤더니 국회가 열린 이후 80일 동안 (명품백) 관련해서 받은 자료가 국민의힘은 8회, 민주당에서만 80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일 한 번꼴로 자료를 요구한 것"이라며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민원을 요구하는 것도 일종의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국회의원의 질의를 폭력이라고 하는 것이냐"고 반발하며 한차례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정무위에서는 뉴라이트 논란을 빚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선임을 둘러싼 설전도 벌어졌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역사를 바라보는 데에 다양한 의견과 시각이 존재하지 않겠나"라며 "어떤 특정 역사적 사실을 바라보는 의견과 시각은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보수의 가치는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인데, 보수 정부라고 스스로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는 가장 중요한 국경일인 광복절을 두 갈래로 찢어 놨다"며 "심지어는 우리나라 역사를 지켜야 되는 중요한 기관장인 한국학중앙연구원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국사편찬위원장에 뉴라이트를 임명했다"
박 의원은 김 관장의 사퇴와 함께 독립기념관장 임명 시 국가보훈부 장관이 후보 제청을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강정애 보훈장관에게 책임이 있다고 질책했다. 박 의원은 "제청할 때 김 관장의 행적과 연구 결과를 살펴봤나"라며 "보훈부가 제대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제청했는지 감사원의 감사를 받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 관장과 야당 사이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강준현 의원은 회의 도중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하고 "지금 제 자리에서 김 관장의 얼굴이 곧바로 보이는데, 질의하는 순간 계속 속된 말로 비웃는 표정을 짓고 계신다"며 "위원장께서 관장에게 경고를 주셔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행정부에서 오신 분들은 근엄한 표정을 짓고 계시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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