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위원도 의아하다' 김민재 괴물이었는데…"지금은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치명적인 실수였다. 지난 시즌과 다른 모습을 기대했으나 개막전에서는 아쉬움만 남을 뿐이었다.
과거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 등에서 활약한 사미 케디라 해설위원이 김민재를 언급했다. 25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매체 '스폭스'에 따르면 케디라는 "말도 안 된다. 명백히 개인의 실수다. 개막전부터 그를 비판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세리에A 시절 그는 괴물이었다. 모든 공을 제대로 패스하고 상대와 경합에서 밀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빅터 오시멘은 훈련 때마다 필사적이었다. 그는 김민재가 사라져서 기뻐했을 것이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을 바이에른 뮌헨에서 찾아볼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25일 독일 볼프스부르크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볼프스부르크에 3-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쉽지 않았다. 1-0으로 앞서가다가 2골을 내리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후 2골을 다시 넣으면서 힘겹게 승리를 챙겼다.
김민재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후반 10분 김민재가 센터라인 부근에서 시도한 백패스를 볼프스부르크 파트리크 비머가 가로챘다. 비머는 골 지역 부근까지 공을 몰고 들어간 뒤 로브로 마예르에게 패스했고, 마예르는 가볍게 슈팅해 2-1 역전을 만들었다.
김민재의 백패스는 비머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뻔한 선택지였던 데다 타이밍이 늦기까지 했다. 김민재의 실책임을 부인하기 어려운 플레이다.
앞서 전반 7분에도 김민재는 실책으로 골을 내줄 뻔했다.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압박을 빠져나오다가 센터백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에게 시도한 패스가 상대 선수에게 읽혔다. 이때 우파메카노가 빠르게 공을 걷어낸 덕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 시즌이 떠오르게 하는 치명적인 실수였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후반기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문제점을 가장 많이 노출했다.
당시 적극적으로 공을 빼앗으려다가 저지른 두 차례 수비 실수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고, 팀이 2-2로 비기면서 김민재에게 비판이 쏟아졌다. 토마스 투헬 전 감독은 공개 석상에서 "김민재는 탐욕스러웠다"고 꼬집었고, 독일 매체들의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이 경기가 떠오를 정도로 김민재의 불안한 모습이 그대로 재현됐다.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 이탈리아 최고의 수비수로 군림했다. 김민재는 나폴리 첫 시즌에 모든 대회 45경기에 나서 2골과 2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33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재는 시즌이 끝난 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김민재의 장점은 공격적으로 라인을 높여 공격수의 공을 가로채는 것이다. 나폴리 시절 '괴물', '철기둥'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 시절에는 김민재의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았다. 전술적으로 나폴리 시절과 김민재 활용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김민재의 이적설이 터진 이유였다. 나폴리와 인터 밀란, 유벤투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수비진 보강이 필요한 팀이 김민재 영입을 원했다. 이번 여름 내내 김민재에게 관심을 드러낸 인터 밀란이 적극적인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김민재의 입지는 달라졌다. 새로 부임한 뱅상 콤파니 감독 스타일에 김민재가 어울리기 때문이다.
콤파니 감독은 공격적으로 움직이길 원한다. 기다리기보다 다가가서 공을 빼앗는 수비를 선호한다. 특히 그는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감독과 마찬가지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수비 라인을 높게 끌어올린다. 수비 라인을 높이는 기반은 중앙 수비수의 스피드인데 현재 바이에른 뮌헨 중앙 수비수 네 명 중에선 김민재가 가장 스피드가 빠르다고 평가받으며 다요 우파메카노가 뒤를 잇는다.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 1옵션 센터백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새로 합류한 이토 히로키는 당분간 부상으로 결장한다. 김민재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구단도 김민재와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TZ'는 "막스 에벨 스포츠 디렉터와 바이에른 뮌헨 관리 팀은 김민재를 다음 시즌에도 (전력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선수 또한 팀에 남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리시즌 때 김민재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바이에른 뮌헨 소식을 전하는 독일 매체 '바바리안 풋볼웍스'는 "괴물이 돌아왔다. 김민재는 투헬 감독 체제에서 지난 시즌 후반기에 신뢰를 잃었다. 그러나 콤파니 감독의 첫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그는 경기 내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장 곳곳에서 공을 따내기 위해 싸웠고, 후반전에는 걷어내기 위해 하프라인 근처까지 올라오는 장면도 있었다. 상대팀 선수들은 그의 주변에서 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의 패싱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김민재의 패스가 수비진 뒤로 쇄도하는 그나브리에게 정확히 전달됐다. 이를 통해 뮐러가 골을 넣은 지 2분 만에 두 번째 골을 넣을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의 공격적인 수비와 패스 센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김민재가 프리시즌의 경기력을 이어 가지 못했다. 이에 대해 콤파니 감독은 비판 대신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는 경기 후 '독일 스카이스포츠'의 케리 하우와 인터뷰에서 "우리팀의 멘탈이 훌륭했다. 김민재의 실수를 말하고 싶지 않고, 우리의 반응을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에게 좋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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