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발사대 250대 배치해도 미사일 수급력 의문”

북한이 신형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이동식 발사차량(TEL) 250대를 국경에 새로 배치한다고 밝힌 가운데, 국정원은 26일 “충청도 정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미사일을 수급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북한이 주장한 규모의 발사대를 갖췄다고 하더라도 조달 능력은 이에 미치지 못 할 거란 뜻이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뉴스1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민주당 박선원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50여대가 일단 언론에 공개됐기에 그 정도 발사대를 갖추고 있다고 보더라도, 미사일을 수급할 수 있는지는 의문을 갖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 피해 범위에 대해서는 “최전방에 배치됐을 경우 충청권 정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250기에 달하는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TEL)는 머지않아 전방위에 배치돼 전력화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과연 우리가 어떤 방어태세를 갖추는지 새로운 부담이 생겼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또 “야당은 대러외교 정책 실패가 곧 미사일로 돌아온 것 아니냐고 판단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북한의 수해에 대해 지원하겠다고 하고 김정은이 감사의사를 표했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신형전술탄도미사일’ TEL 250대를 대남 군사분계선 일대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화성-11-라 CRBM이 4발씩 탑재된다.

한편 국정원은 최근 북한 수해 상황에 대해 “실질적으로 수해와 관련된 인적·물적 피해는 자강도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안북도를 직접 방문하고, 간부들도 이끌고 가고, 1만여명이 넘는 주민들을 평양으로 불러서 위로하는 등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평안북도에 대해 체제관리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 상당히 흥미롭고 특이한 점”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실제 피해가 많이 발생한 자강도에 대해서는 외부 노출이나 언급이 일절 없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자강도에 군사시설이 밀집돼 있어서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가지 않는 것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또 “체제 관리 차원에서, 정권에 대한 신뢰도 형성을 위해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위주로 가고 주민을 평양으로 초청한 것 아닌가 하고 분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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