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팬에 축복” “카녜이 형, 리스펙트”…즉석에서 50곡을 달렸다

이정국 기자 2024. 8. 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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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음악감상회 형식으로 예정됐던 힙합 뮤지션 카녜이(칸예) 웨스트 내한공연에서 예상 밖의 게릴라성 라이브 공연이 펼쳐져 전세계 힙합 팬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안겼다.

하지만 이날 카녜이는 애초 1시간30분으로 예정됐던 음악감상회 공연에다 라이브를 더해 2시간30분 동안 총 77곡을 공연하는 깜짝쇼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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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녜이 웨스트, 고양서 깜짝 라이브쇼
카녜이 웨스트. AP연합뉴스

애초 음악감상회 형식으로 예정됐던 힙합 뮤지션 카녜이(칸예) 웨스트 내한공연에서 예상 밖의 게릴라성 라이브 공연이 펼쳐져 전세계 힙합 팬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안겼다.

지난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예 x 타이 달러 사인 벌처스 리스닝 익스피리언스’(Ye x Ty Dolla Sign Vultures Listening Experience) 공연은 지난 2월 타이 달러 사인과 협업으로 발매한 앨범 ‘벌처스’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라이브 공연이 아닌 음악감상회 형식으로 준비됐다. 하지만 이날 카녜이는 애초 1시간30분으로 예정됐던 음악감상회 공연에다 라이브를 더해 2시간30분 동안 총 77곡을 공연하는 깜짝쇼를 선보였다.

전반 1시간30분은 ‘벌처스’ 수록곡으로 채운 음악감상회였다. 가면을 쓴 카녜이가 등장해 음악에 맞춰 몸짓을 하고 환호를 유도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예 x 타이 달러 사인 벌처스 리스닝 익스피리언스’에서 카녜이 웨스트가 공연을 하고 있다. 넥스티스 제공

화제가 된 것은 후반 1시간이었다. 최근 공연에서 잘 부르지 않았던 과거 앨범 수록곡을 50곡 넘게 메들리로 부른 독특한 방식이었다. 가면을 벗고 얼굴을 직접 드러낸 그가 직접 관객 호응을 체크해, 반응이 약하면 손으로 ‘컷’ 사인을 내는 방식으로 빠르게 진행해 50곡 공연이 가능했다. 공연을 주최한 넥스티스 관계자는 26일 한겨레에 “공연 중반 이후 라이브 메들리의 경우 사전 조율은 됐지만, 이렇게까지 길게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돌발적인 상황이었다는 의미다.

예정보다 공연 시간이 늘어지는 건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주인공이 그래미를 24차례나 받은 힙합신의 살아있는 전설 카녜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2004년 천재 뮤지션이라는 칭송과 함께 데뷔했지만 그는 평소 지녔던 조울증세 때문에 각종 논란에 휘말렸다. 히틀러를 칭송하는가 하면,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성희롱성 발언을 담은 노래를 발표하고 포르노 사업에 투자하는 등 기행을 일삼았다. 2020년 느닷없이 미국 대선에 출마하더니, 2021년부터는 아예 이름도 예(Ye)로 바꾸면서 예측할 수 없는 활동을 펼쳐왔다.

공연도 점점 상식 밖의 영역으로 나아갔다. 한시간 지각은 기본이고(한국 공연도 70분 지연), ‘리스닝 익스피리언스’라는 이름으로 라이브를 하지 않고 집단 음악감상회 형식으로 공연을 진행했다. 가면을 쓰고 공연을 진행하기 때문에 대역 논란도 일었다.

이런 전사가 있는 카녜이가 한국 공연에서 가면을 벗고 라이브 공연을 펼치자 힙합 팬들에겐 놀랄 만한 사건이 된 것이다. 특히 최근 공연에서 부르지 않았던 초창기 명곡 ‘골드 디거’ ‘런어웨이’등을 부르자 관객들은 환호를 질렀다. 3만여명의 떼창이 담긴 쇼트폼 영상에는 “사람들 축복받았다. 역대급 공연을 봤으니, 와우” “이제 대한민국 수도는 고양시다” “내가 저 자리에 있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국외에서도 화제였다. 이 공연은 카녜이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됐는데, 동시 접속자가 5만여명에 달했다. 영상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한국은 축복받았다”였다.

그룹 투애니원(2NE1)의 씨엘(CL)·공민지, 뉴진스의 민지·하니·다니엘이 이날 공연을 직접 관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카녜이가 공연을 마친 뒤 가족과 함께 서울 한남동 일대에서 커피를 마시고 쇼핑을 하는 등의 사진이 에스엔에스(SNS)에 퍼졌다.

카녜이의 내한공연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강원 양양 낙산해수욕장에서 열린 힙합 페스티벌에 참석해 공연을 펼쳤다. 공연 뒤 인근 불고기식당에서 양반다리로 앉아 밥을 먹는 장면과 식당 앞에서 찍은 인증사진은 지금도 회자된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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