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문제를 대입 논·구술에…서울대 등 9개大, 킬러문항 냈다"

김정현 기자 2024. 8. 2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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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대·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이 논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에서 출제했던 문항 중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소위 '킬러문항'이 10개 중 1개 꼴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오후 국회에서 회견을 갖고 서울 소재 주요 대학 15개교의 2024학년도 대학별고사 자연계열 수학 문제의 교육과정 위반 여부 분석 결과를 이같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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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지난해 대학별고사 분석 결과
수학 문제 188개 중 26개 두고 '킬러문항'으로 분석
"국고사업 배제, 모집정지 규모 확대 등 처벌 높여야"
[서울=뉴시스] 지난해 11월19일 오전 서울 한 대학에서 수험생들이 논술고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4.08.26. hwang@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지난해 서울대·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이 논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에서 출제했던 문항 중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소위 '킬러문항'이 10개 중 1개 꼴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오후 국회에서 회견을 갖고 서울 소재 주요 대학 15개교의 2024학년도 대학별고사 자연계열 수학 문제의 교육과정 위반 여부 분석 결과를 이같이 공개했다.

이번 분석은 서울대 자연계열 구술 면접(19개), 연세대 자연계 논술(8개) 문항 등 총 188개 문제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준수 여부를 살폈다.

분석엔 지난 4월 중·고교 교사 14명과 교육과정 전문가 2명이 참여했다. ▲교육과정에서 정한 성취기준(배우도록 정한 내용) 또는 평가 기준을 벗어난 경우 ▲명시되지 않은 내용을 출제한 경우 ▲대학 과정 내용이 포함된 경우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점검했다.

그 결과 동국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9개 대학에서 출제한 26개 문항(13.8%)이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가 전체 출제 문항 중 36.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교육과정에 명시된 사항을 위반한 문항이 15개로 가장 많았다. 대학 과정 내용이 포함된 경우가 6개, 교육과정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한 경우가 5개였다.

한 예로 이화여대 논술 자연계열Ⅱ 1번 문항은 고등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삼각함수 배각 공식'과 '적분 비교 정리'를 활용해야 풀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한국외대의 논술 자연계열 6번 문항은 대학에서 다루는 '함수열' 기호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세종=뉴시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서울 주요 대학 15개교의 2024학년도 대입 대학별고사 문제를 분석한 결과,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대학 과정 수준의 수학 기호(빨간 네모)가 사용되는 등 총 26개 문제를 킬러문항이라 주장했다. (자료=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2024.08.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입 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 및 구술고사 등 '대학별고사'는 '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에 따른 규제 대상이다.

교육부도 매년 대입 대학별고사에 대한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 현행법을 어긴 문항을 적발한다.

적발된 대학은 시정명령을 받고, 두 해 연달아 거듭해 법을 어긴 문제가 대학별고사에 출제된 경우 총 입학정원의 10% 이내에서 신입생 모집이 정지 당한다.

국고 사업에도 불이익이 있다. 한양대가 2023학년도 대학별고사에서 위법한 문제를 낸 것으로 판단돼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고기사업)'에서 탈락했다.

다만, 사걱세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하는 정부 차원의 대학별고사 분석 결과 적발되는 대학은 실제 규모에 극히 못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3학년도 분석 결과를 견줘 보면, 교육부는 대학 3곳에서 수학 문제 3개를 잡아 냈지만 사걱세는 대학 14곳에서 출제한 66개 문항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사걱세는 "대학별고사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문제가 매년 반복해서 출제되고 있다"며 "이는 학교 수업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고 사교육 없이는 대학 진학이 어려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매년 대학별고사 문제를 최종 심의하는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에 전문가 참여를 늘리고 회의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민사회와 현장 교사, 학부모 의견 창구도 마련하라고 했다.

또한 교육과정 위반 대학에 고기사업 지원 자격을 박탈하고, 현재 총 입학정원 10% 이내로 정해진 모집정지 범위를 더 확대해 징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단체는 지난 2012년부터 대학별고사에 대한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자체적으로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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