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다, 현대차·기아 위상이 이 정도였어”…3대 신용평가 모두 ‘A’, 기업가치도↑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4. 8. 2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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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S&P·피치 글로벌 빅3 모두 ‘A’
유연한 EV·HEV 생산전략에 높은 평가
신용도 상승→기업가치·주가에 긍정적
GV70 EV와 벤츠 EQE SUV [사진출처=현대차그룹, 벤츠]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판매에서는 물론 신용평가에서도 글로벌 브랜드에 걸 맞는 위상을 뽐냈다.

신용평가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온 일본 토요타·혼다, 독일 벤츠와 마찬가지로 ‘A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 곳도 아니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미국 무디스(Moody‘s)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영국 피치(Fitch)에서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신형 쏘렌토와 싼타페 [사진출처=기아, 현대차]
25일 업계에 따르면 3대 신용평가회사 모두 A등급을 받은 자동차 업체는 현대차·기아, 토요타, 혼다, 벤츠 4곳에 불과하다.

현대차·기아는 판매대수 기준으로 세계 3위 자동차 제조업체에 오른 데 이어 향후 사업전망, 재무 건전성 등 질(質) 측면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자동차회사로 인정받은 셈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3대 신용평가회사의 위상은 막강하다.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하루에 수십조원의 자금이 전 세계를 넘나든다.

독일 폭스바겐만 하더라도 연간 생산대수는 현대차·기아보다 많지만 S&P 신용등급은 BBB+(안정적)다. 현대차·기아(A-)보다 한 단계 낮다.

미국 자동차 ‘빅 3’로 불리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는 신용평가사 3곳 모두에서 B등급을 받는데 그쳤다.

제네시스 GV80 쿠페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현대차·기아는 최근 들어 국제 신용등급이 가파르게 올라서고 있다. 올해 2월 무디스와 피치에서 A등급을 받은 지 6개월 만에 S&P에서도 신용등급이 A-(안정적)로 상승했다.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비롯한 각종 재무 지표,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 모두 가능한 유연한 생산능력 등이 신용평가사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10%를 넘었다. 대표적인 회계지표인 EBITDA는 이자비용(Interest)과 세금(Tax), 감가상각(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Earning)을 일컫는다.

이 지표가 높을수록 기업이 돈을 벌어들이는 능력, 즉 현금창출 능력이 빼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가 최근 인도에서 최대 30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기업 공개(IPO)를 추진하는 점도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다.

테슬라 모델Y [사진출처=테슬라]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카(HEV) 동시 대응이 가능한 현대차·기아의 유연한 생산 능력도 3대 신용평가사의 주요한 판단 근거가 됐다.

전기차만 생산하는 테슬라, 하이브리드카 생산에 주력하는 토요타와 비교하면 현대차와 기아는 시장 상황에 맞춰 두 차종의 생산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췄다.

미국 남부 조지아 주에 건설 중인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를 혼류 생산할 계획이다. 혼류 생산은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카 시장 확대 추세에 맞춰 생산을 늘리지만 전기차 시장 영향력도 강화하고 있다.

신형 싼타페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미국 자동차 관련 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7월 미국에서 현대차·기아(제네시스 포함)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0%로 집계됐다.

테슬라(50.8%)에 이어 2위다. 미국 빅3에 해당하는 포드(7.4%)와 GM(6.3%)은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안으로 유럽에서도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공개하며 캐즘(일시적 수요부진) 탈출에 나선다.

현대차와 기아의 신용등급 상승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부합한다. 신용등급 상승은 곧 기업 가치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돼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주가 역시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대차나 기아에 투자한 소액 투자자 역시 밸류업 효과로 더 많은 수익을 자연스럽게 기대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조달 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 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자 비용 감소에 따라 기업이 보유한 현금은 더 많아지기 때문에 신사업 투자나 배당 여력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현대차그룹 BMS [사진출처=현대차]
현대차는 한 단계 상승한 위상에 걸맞게 국내·외 투자자와도 투명한 소통에 나선다.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앞으로의 주요 경영전략 및 재무 건전성 목표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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