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방귀 뀌어라!"...식사 후 '방귀 걷기', 살 빼는데도 도움?
걸을 때 방귀를 뿡 뀌는 사람, 은근히 있다. 소리가 크게 난다면 뀌는 이도 듣는 이도 좀 민망하긴 하지만 걸을 때 방귀를 뀌는 것이 되려 건강에 좋다는 주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방귀 걷기(fart walk)'다.
물론 걸으면서 꼭 방귀를 뀌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저녁 식사 후 소화를 돕기 위해 적당한 속도로 20분간 걸으면 정상적 소화 작용으로 방귀가 나올 수 있고, 이같은 현상이 건강에 좋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미국 매체 뉴요포스트, 영국 일간 더선 등에 따르면 '방귀 걷기'라는 용어는 지난 3월 '방귀 산책'에 관한 글을 올린 70대 웰빙 인플루언서 메를린 스미스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틱톡에서 '방귀 걷기'가 화제를 모았고 재밌는 단어 덕분인지, 실제 경험담 덕분인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됐다.
저녁 식사 후 바람을 쐬기 위해 산책을 하는 것은 소화를 시키는 데 실제로 매우 유익하다. 이때 소화가 잘 돼 방귀가 마렵다면 뀌어도 그만. 이를 바로 '방귀 걷기'라 부를 수 있다. 산책 중 걷다가 방귀를 뀌면 복부 팽만감과 소화불량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되고 당뇨병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소화시키기 위해 걷고, 걸으면 방귀 나오고, 이는 신체에 여러모로 이롭다는 주장
저녁 식사후 방귀 걷기, 방귀 산책을 즐기고 있다는 메를린은 틱톡 동영상에서 "저녁 식사 후 '방귀 산책'을 하는 것은 멋지게 나이 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거의 매일 남편과 나는 저녁 식사 후 60분 정도 지나면 운동화를 신고 '방귀 산책'을 하러 나간다"고 말했다.
70세의 메를린은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스가 많이 차 있다"며 "방귀 걷기를 하는 주된 이유는 2분만 걸어도(보통 10분, 15분, 20분 정도) 제2형 당뇨병 발병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소화도 시키고, 잘 소화되면 방귀도 나오고, 걸으면서 건강학적 이점도 취한다는 것이다.
전문가 의견은 어떨까. 영국 폴 몰 메디컬의 일반의이자 의료 책임자인 춘 탕 박사는 "식사 후 산책을 하는 것은 건강한 습관으로 식사 후 걸으면 위장관을 움직여 소화를 촉진하고 혈당 수치를 더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분을 좋게 하는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발걸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은 물론이다. 실제로 걷기의 기본 이점을 그대로 착안한 방귀 걷기는 복부 팽만감을 완화하고 혈당 급등을 예방하며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춘 탕 박사는 "식사 후 걷기는 갇힌 공기의 방출을 촉진해 장 속 가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걷기가 '멋지게 나이 들기' 마법의 열쇠는 아니지만, 나이가 들수록 건강을 유지하는 데 좋고, 심장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방귀 걷기' 올바르게 하려면?
걸을 때 방귀를 꼭 뀌어야 한다고 그 자체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식사를 한 후 나가서 15~20분 정도 걷는다. 특히 과식 후에는 꼭 걷는게 좋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스포츠 및 운동 의학 전문의인 매튜 캠퍼트 박사는 "빠르게 걸을 필요는 없으며 여유롭게 산책하고, 15분 정도만 걷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밥을 먹고 난 후이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된다면 장속에 차있던 가스가 나올 수 있으므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고 주위에 피해를 줄 상황이 아니라면 걸으면서 방귀를 뀌어도 무방하겠다.
걸을 때 방귀가 나와도 냄새나 소리 때문에 참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방귀가 몸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 직장에 쌓인 가스 중 일부가 장 벽을 통과하여 혈류에 재흡수될 수 있다. 여기에서 폐로 내쉬면서 입에서 무취의 가스가 방출될 수 있다. 결국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약간의 방귀 성분은 혈액 속에 남게 된다. 너무 방귀가 잦다면 다른 건강 측면에서 따져볼 일이지만, 건강한 사람은 하루에 대략 1~4ℓ의 가스를 생산하고 매일 14~25차례 가스를 내보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참지않고 때와 장소를 잘 가려 건강하게 잘 뀌는 것도 중요하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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