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강 노들섬서 클래식·발레 향연…잠자는 숲속의 미녀·카르멘 공연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고전발레의 교과서라고도 불립니다. 기교로 눈가림 할 수 없고 탄탄한 기본기, 엄청난 지구력, 절제력이 요구되는 작품이죠. 작품의 배경인 플로레스탄 왕궁의 숲속을 입체감 있게 연출하기 위해 LED를 활용합니다."(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비제는 '카르멘'에서 치정과 집착, 파국으로 치닫는 서사를 포기하지 않고 돈 호세에 의한 살인장면을 고집하면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를 지금 시대에 야외 오페라에서 어떻게 펼칠 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왜 나에게 어려운 작품을 주셨을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또 다른 오페라의 지평을 열 기회라는 자신감이 있습니다."(김숙영 연출)
오는 10월 서울 한강 노들섬에서 클래식의 향연이 펼쳐진다. 고전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오페라 '카르멘'이 전막 공연된다.
서울문화재단은 야외 클래식 공연예술축제 '한강노들섬클래식'을 오는 10월12일부터 20일까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6시 노들섬에서 연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축제에서는 전 좌석이 1분이 채 안되는 시간에 예매 완료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올해 행사에서는 ▲한강노들섬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10월12~13일 오후 6시) ▲한강노들섬오페라 '카르멘'(10월19~20일 오후 6시)을 선보인다.
노들섬을 플로레스탄 왕궁으로…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공연에는 발레STP협동조합에 소속된 유니버설발레단, 와이즈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의 약 70명의 무용수가 무대에 오른다. 주역인 오로라 역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홍향기와 솔리스트 이유림이, 데지레 역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탁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각각 출연한다.
이동탁은 "흔히 발레를 떠올리면 격식을 갖춰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데, 한강이라는 공간이 주는 에너지를 빌려 시민들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갈 기회가 생겨 영광"이라며 "무대라는 틀을 깨부수고 노들섬 전체가 무대라는 생각으로 공연하겠다. 관객과의 시선처리도 좀 더 크게, 더 넓게 해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향기는 지난해 축제 '백조의 호수'에도 출연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공연 때는 오전에 비가 와 바닥이 미끄러웠고 많이 추워 환경적으로는 어려웠지만 극장 안에서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며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발레리나에게 굉장히 힘든 작품이고 인터미션 없이 3막까지 춤을 춰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을 신경쓰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작의 치정살인 그대로…오페라 '카르멘'
입체적 연출로 호평받는 김숙영 연출, 클래식 대중화를 선도하는 김광현 지휘자를 필두로 100명의 출연진이 함께한다. 메조소프라노 정주연(카르멘 역)이 이번 공연을 통해 첫 주역 무대를 갖는다.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3 우승자인 테너 존노(돈 호세 역)의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카르멘'은 일종의 치정멜로극이다. 원작에서는 카르멘이 질투에 사로잡힌 돈 호세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돈 호세가 카르멘을 죽인 후 처절하게 울부짖는 장면은 19세기 당시엔 슬픈 사랑으로 받아들여졌지만, 현재의 관객에게는 '교제 살인'으로 읽힌다. 이 때문에 '미투 운동' 이후 공연계에서 카르멘의 결말을 원작 그대로 공연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김숙영 연출은 "첫 회의 때 (이러한 문제의식을 인식해) '돈 호세를 죽일까'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일단 원작에 큰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관객들의 달라진 인식에 따라 작품을 바꾸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 (비난을 받을까봐) 겁도 나지만 겁먹는다고 안하거나 희석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관객이 문제의식을 담아가서 곰곰히 생각하도록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존 노는 "마지막 장면은 돈 호세가 사랑을 말한다기보다는 낙심한 마음, 거부당한 실연을 표현한다고 본다"며 "이렇게 본다면 대중들도 (작품이) 살인을 정당화 하는 게 아니란 점을, 돈 호세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한강노들섬클래식은 2000여석 규모로 전년 대비 객석을 늘렸다. 지난해 공연 예약이 단 시간에 마감된 점을 감안해 총 객석의 10%는 65세 이상 어르신을 위한 '어르신 디지털 약자 사전 전화예약'을 신설했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전막 발레, 전막 오페라를 야외 무대에 올리는 것은 기상 악화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지정좌석제가 아니다보니 안전상의 이유로 인터미션을 두면 관객 관리가 어렵고 가족단위 관람객도 많아 러닝타임을 100분 내외로 줄였는데, 이 정도면 원작을 충분히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9월11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1인 최대 4매까지 예약 가능하다. 공연은 전석 무료.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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