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만기·한도 축소…KB국민은행, 수도권 주담대 만기 30년 제한

손서영 2024. 8. 2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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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들어 약 두 달 동안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계속해서 올려온 시중은행들이 대출 만기와 한도 제한 카드도 꺼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30년으로 일괄 축소하는 방안 등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기간은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인데 이를 수도권 소재 주택에 대해서는 30년으로 일괄 축소할 계획입니다.

또 주택을 담보로 빌리는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도 물건별로 1억 원까지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생활안정자금 주택담보대출에는 한도가 없었습니다.

신규 주택 구입을 위해 대출을 받는 경우 1년 이내, 생활안정자금 대출 시 3년 이내로 운영 중인 주택담보대출 거치 기간도 당분간 없애기로 했습니다.

원금 갚는 기간을 유예하고 일정 기간 먼저 이자만 내는 제도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 MCG) 적용도 막힙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 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해져서 대출 한도 축소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은행권에 따르면 MCI·MCG 가입이 제한되면 지역별로 서울이 5,500만 원, 경기도는 4,800만 원까지 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나머지 광역시는 2,800만 원, 기타 지역도 2,500만 원 대출 한도가 감소합니다.

논밭이나 과수원 등 지상에 건물이 없는 토지(나대지)를 담보로 한 대출과 다른 은행으로부터 갈아타기를 통해 넘어오는 전세자금대출은 아예 금지됩니다.

마이너스 통장 한도 역시 현재 1억 원~1억 5,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대폭 축소됩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KB국민은행 자체 분석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기간이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줄어들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식에서 연 소득 5,000만 원의 대출자 한도(대출금리 연 3.85% 가정)가 4억 원에서 3억 5,000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우리은행도 다음 달 2일부터 생활안정 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2억 원에서 1억 원으로 축소하고 모기지보험 가입을 제한합니다.

또 대출 모집 법인 한도 관리를 강화해 법인별 월 한도를 2,000억 원 안팎으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은행은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 방지 차원에서 소유권 이전이나 신탁등기 말소 등의 조건이 붙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신한은행도 플러스모기지론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에 더해 신한은행은 지금까지 허용했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도 오늘부터 당분간 취급하지 않습니다.

은행권은 그동안 주택담보 대출 관련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해왔는데 이 방식에 한계가 있는 데다 예대마진 확대에 따른 이자 장사란 비판도 커지자 대출 만기와 한도 축소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어제(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최근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은 정부가 원한 게 아니다"라며 "자율적 DSR 관리나 갭투자 대출 등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길 바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금감원이) 은행의 부동산·가계대출 상황에 따라 자율성 측면에서 판단하는 부분에 대해 관여를 안 했다"며 "은행이 금리를 쉽게 올린 데 대한 비판이 있다면 앞으로는 개입을 더 강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59조 7,501억 원으로, 6월 말(552조 1,526억 원)보다 7조 5,975억 원 늘었습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 폭입니다.

이달 22일까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565조 8,957억 원)은 7월 말보다 6조 1,456억 원 더 늘어서 월간 기준 최대 증가 폭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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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서영 기자 (belle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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