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교시설 개방 추진…"운동장·수영장 모두 주민들도"(종합)
교내 수영장·주차장·도서관 등 주민에 개방 추진
책임 소재, 관리·운영 자치단체장에…"동선 분리"
신설 학교 적극 도입…지자체 시설 학교가 쓸수도
[서울·세종=뉴시스]양소리 김정현 기자 = "주말에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할 수 있게 해주세요", "학교 수영장 주민들도 함께 씁시다."
문화·체육 공간이 주민 수에 비해 부족한 서울에서 가장 빈번하게 들려오는 민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장은 교내 시설의 외부인 출입을 굳게 막는다. 만약 인명사고가 나거나 시설이 부서졌을 때 책임이 모두 학교장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주민 수요와 학교장 요구를 모두 맞출 '지역사회 공유학교 모델(Two-Block School)'을 26일 발표했다.
그간 외부인에게 개방되지 않던 학교 공간을 '학교 전용 블록(Block)'과 '학교-지역사회 공용 블록(Block)'으로 나눠 운영하는 방식이다.
시교육청은 "학교와 지역사회 간의 자원 공유와 협력을 더 강화함으로써 더 나은 교육환경과 편의시설을 확충할 수 있다"고 효과를 강조했다.
또 "학교는 학교복합시설 관련 업무 부담을 줄여 교육에 전념하고, 지역사회는 주민편의를 높이는 발전적인 교육환경을 도모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인 학생 수 감소 및 특정 재개발, 신도시 지역의 학생 수 급증에 맞춰 학교 시설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취지도 있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한다.
박진수 시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서울은 지역적 격차가 있어서 학생 수가 줄어드는 지역도 있지만, 어떤 곳은 급격히 늘어나기도 한다"며 "도시형캠퍼스(분교)를 설립할 때 이 모델을 적극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학교, '스쿨 블록-커뮤니티 블록' 구분…자치단체장이 책임 나누도록
스쿨블럭에는 교실과 관리실 등이 포함되는데 학교장은 바로 이 구역만 관리·운영하게 된다.
커뮤니티 블록은 체육관, 주차장, 수영장과 도서실 등 특별교실 등이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공유하는 공간으로 자치단체장이 관리·운영의 주체가 된다.
어린이집, 어린이 돌봄센터 등 당초 지역사회 전용으로 시설을 만들었지만 학교와 공유 가능한 학교 밖 '커뮤니티 블록'도 운영될 수 있다.
시교육청은 학교와 지역 여건에 따라 이와 같은 각각의 '블록'을 조합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 학교의 경우 기존 학교장 관리 아래 있던 '스쿨 블록'을 줄이고 학교내·외 '커뮤니티 블록'를 늘려 자치단체의 관리 운영 비중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학교가 지역사회 시설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개교한 서초구의 매헌초등학교는 자치구 소유의 양재근린공원 운동장을 쓰고 있다.
신설 학교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중랑구에 건립할 공립 특수학교인 동진학교에도 자치구와 협의를 거쳐 시설을 공유하는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만약 신설 학교가 용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지자체 소유 시설만을 교육활동에 활용하는 형태의 학교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구상이다.
학교 개방, 안전 문제 우려…"동선 분리하며 추진"
먼저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시교육청은 "지역사회와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통해 더 의미 있는 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별·지역별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학생안전이 확보돼야 하고, 공간공유에 따른 다양한 불편함도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시간대별로 블록을 활용하는 등 각 학교별로 적합한 운영 모델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런 모델이 추진되며 학교가 개방되면서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일부 우려도 나올 수 있다.
정효영 시교육청 교육행정국장은 "기존에는 (학생과 주민의) 동선이 분리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 동선 분리가 최선"이라며 "별도 출입구 등으로 동선을 분리하고 출입통제 시스템도 필요하다. 설계에서부터 철저히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역사회 공유학교 모델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단순한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성공적인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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