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겹의 이불’ 사이 찬 공기 길 열렸다... 열대야는 해소될 듯

낮엔 ‘열탕’서 ‘온탕’으로 다소 완화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 우리나라를 덥게 만들었던 요인들이 차츰 약화하면서 더위가 완화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특히 낮엔 덥더라도 밤 사이 열대야(최저 기온 25도 이상)는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더위 요인이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열대야가 한풀 꺾인 지난 25일 오후 서울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뉴스1

우선 우리나라를 이중으로 덮고 있던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면서 북쪽으로부터 차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올 길이 열렸다. 또 하지가 지나면서 일사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는 아직은 평년보다 2~4도 높은 수준이지만 그래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펄펄 끓는 ‘열탕’에서 ‘온탕’ 정도 온도는 됐다는 설명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 중상층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올 여지가 생겼다. 하지만 대기 하층은 아직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남아 있어 당분간 바람의 방향에 따라 더위가 심해지는 지역이 있겠다. 그래도 대기 상층의 찬 공기가 밤 더위를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6~27일은 대기 중상층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면서 더위가 한층 식을 것으로 보인다. 낮엔 덥더라도 밤 사이에는 열기가 식을 여지가 생겼다. 이에 따라 27일에서 28일로 넘어가는 밤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낮에는 동풍의 영향으로 강릉 등 영동 지역은 시원한 반면, 서울 등 서쪽은 기온이 오르는 경향을 보이겠다.

이후에는 기압골 변화에 따라 동풍이 불면 서울 등 태백산맥 서쪽 지방이, 서풍이 불면 영동지방이 더워지는 현상이 번갈아 나타나겠다.

28~30일 사이에는 태풍 ‘산산’이 일본을 통과하면서 우리나라에 동풍이 불겠다. 동풍 영향으로 태백산맥 서쪽은 기온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산산’이 일본을 통과한 이후인 31일은 북풍이 잠시 불어 더위를 식힐 전망이다.

다음달 1일부터는 티베트 고기압이 다시 확장하면서 서풍이 불 전망이다.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며 무더위와 열대야가 강화될 수 있으나 기압골 변동에 따라 폭염이 완화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9월까지 더위는 이어지겠지만 이전처럼 기온이 35도 안팎으로 오르는 무더위는 지나갔다고 봐도 될 것”이라며 “밤에는 내륙을 중심으로 기온이 22도까지 떨어지며 열대야가 해소되는 측면도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