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태 “도시브랜드는 시민들 체험으로 만들어 가는 것” [굿시티포럼 2024]
“서울시민들의 마음이 모여 서울을 만든 것…하모니 이루는 서울 상징”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서울을 서울답게 만드는 것은 바로 '서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서울이 만든 것이다. 이에 착안해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의 의미를 '마음이 모이면 서울이 된다'로 정했다."
홍성태 서울시 서울브랜드총괄관(한양대 경영학과 명예교수)은 26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굿시티포럼 2024' 기조강연에 나서 서울시의 슬로건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의 탄생 비화를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브랜드는 '만들어 놓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체험을 통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삶 속에 함께 숨 쉬는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서울의 새로운 도시브랜드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을 발표했다. 브랜드 슬로건 선호도 조사, 브랜드 디자인 시민 공모 및 투표, 브랜드·마케팅 등 분야별 전문가 자문 등을 포함해 85만여 명이 참여한 결과물이었다. 지난해 4월 서울시 브랜드를 담당하는 중책을 맡은 홍 총괄관(한양대 경영학과 명예교수)은 "슬로건 선정 이후 브랜딩을 하기 위해 고민이 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심 끝에 'SOUL'을 영혼이 아닌 마음으로 풀어내기로 했다"며 "서울을 이루는 중심엔 사람이 있고 사람들의 마음 하나하나가 모여 서울이 만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슬로건에 의미를 부여한 후 디자인에도 변화를 줬다. '마음이 모이면 서울이 된다'는 슬로건 뜻을 하트(마음)·느낌표(경험)·스마일(즐거움)이라는 이미지로 상징하고, 진분홍·노랑·파랑·초록·검정 등 5가지 색깔로 다채롭고 새로운 경험을 준다는 도시 정체성을 표현한 것이다. 이에 더해 그림문자인 '픽토그램'을 통해 주목도를 높였다.
홍 총괄관은 "사람들은 말이나 글보다 그림이나 감정을 더 기억한다"며 "이를 위해 경쾌한 색상의 픽토그램을 적용해 브랜드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픽토그램이 적용된 '서울 마이 소울'은 미국 뉴욕시장의 눈길도 사로잡았다. 그는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뉴욕을 방문하면서 '서울 마이 소울'이 새겨진 모자를 에릭 애덤스 시장에게 선물했는데 큰 관심을 갖더라"면서 "'아이 러브 뉴욕(I♥NY)' 도시브랜드로 유명한 뉴욕을 이끄는 시장의 눈에도 보기 좋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홍 총괄관은 "태어난 아이의 이름이 브랜드라면 이름에 걸맞게 잘 키우는 것이 브랜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브랜드를 만든 다음 어떻게 표현하고 무엇이 말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캐릭터'였다. 그는 "서울시 대표 캐릭터 해치를 재활용하기로 결정한 이후 스펠링은 물론 디자인에도 변화를 줘 접근성을 높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디자인에 새롭게 추가한 꼬리·날개 등은 고증을 거쳐 의미를 부여했고, 청룡·주작·백호·현무 등 '사방신' 캐릭터도 등장시키며 '해치와 소울프렌즈'라는 세계관도 만들었다.
시민들의 반응은 좋다. '해치와 소울프렌즈'를 활용해 만든 콘텐츠 '해피 해치송'은 지난 8월 공개 나흘 만에 조회수 100만 뷰를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광화문 크리스마스 마켓에 최초 오픈한 서울시 굿즈샵에서 '해치와 소울프렌즈'의 후드티(회색)를 비롯, 픽토그램우산, 도넛머그컵 등은 완판됐다. 아울러 '해치와 소울프렌즈'는 '해치의 마법학교'라는 이름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방문해 아이들의 고민거리를 들어주는 상담사 역할도 하고 있다.
홍 총괄관은 "서울에는 파리의 에펠탑이나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처럼 두드러진 상징물도, 런던이나 로마처럼 유적도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세계인들은 서울을 앞 다퉈서 찾고 있다"면서 "활기차고, 다채롭고, 힙한 서울의 모습에 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 마이 소울'은 사람들의 다양한 마음이 모여 하모니를 이루는 서울을 상징한다"며 "서울의 도시브랜드가 세계인의 마음 속에 깊게 인식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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