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보고 뽑았다…클린스만과 차별성 강조한 홍명보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대표팀 감독(50)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한 배경에서는 ‘재택 근무’가 빠지지 않았다.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 그가 물리적으로 선수들의 활약상을 관찰하는데 한계가 있다보니 A매치가 열릴 때마다 최선의 인선이라는 믿음을 주지 못했다.
9월 첫 출항에 나서는 홍명보호는 이 부분에선 비교적 자유로울 전망이다. 첫 승조원을 발표한 홍명보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55)은 새 얼굴의 발탁 배경을 묻는 질문마다 “보고 뽑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홍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2차전 소집명단(26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첫 명단을 발표하면서 포함된 선수들은 축하하고 싶고, 뽑히지 못한 선수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홍 감독은 이번 선발에서 안정적인 운영 속 소폭의 변화를 꾀했다. 대표팀의 뼈대는 건드리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부터 ‘주장’을 맡았던 손흥민(토트넘)에게 여전히 완장을 맡긴 것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김영권(울산), 이재성(마인츠) 등 주축 선수들을 재신임했다. 일부 포지션에서 변화가 있었지만 2년 뒤 월드컵 본선을 기대할 수 있는 재목들(양민혁·이한범·최우진·황문기)에게 기회를 주는 차원이었다.
눈길을 끈 것은 미래 재목들을 뽑은 것과 관련해 제시한 근거들이었다. 모두가 대표팀 첫 발탁을 기대했던 양민혁(강원)은 차치하더라도 익숙하지 않은 최우진(인천)과 황문기(강원)에 대해선 자신이 현장에서 직접 관찰하면서 확인한 장점들을 늘어 놓았다.
홍 감독은 “최우진은 예전에도 괜찮은 선수라고 생각했지만 (대표팀 감독으로) 인천에서 2경기를 보면서 변화를 확인했다. 피지컬 등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굉장히 흥미가 가는 선수”라면서 “황문기는 강원에서 3경기를 관찰했을 때 전체적인 폼과 경기력이 모두 꾸준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래 현장을 강조했던 결과라는 점이 강조됐다. 유일하게 현장에서 관찰하지 못한 이한범(미트윌란)에 대해서도 직전 경기 선발 출전을 근거로 들었다.
현장을 중시하는 홍 감독의 이 같은 노력은 10년 전 브라질 월드컵 실패와 함께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는 ‘의리 축구’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당시를 떠올린 홍 감독은 “당시 선발은 내가 알고 있는 풀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 밖에서 볼 때는 아는 선수만 뽑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선수 정보가 많지 않았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아는 사람을 위주로 뽑았다.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솔직하게 심경을 밝혔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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