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중국은행장 돌연 사임…어수선한 중국 금융계
류진(劉進) 중국은행 부회장 겸 행장(57)이 개인적인 사유를 이유로 들며 돌연 사직했다.
26일 증권시보에 따르면 중국은행 이사회는 류 행장이 전날 부회장, 전무이사, 행장 등 은행 내 모든 직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시임은 전날인 25일자로 발효됐으며 거하이자오 회장이 행장 대행을 맡는다.
중국은행은 류 전 행장의 사임 배경에 대해서는 상세히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은행 측은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서 류 전 행장이 이사회와의 의견 불일치는 없었으며 주주들에게 알려야 할 문제도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류 전 행장은 중국개발은행을 포함한 중국 주요 은행에서 고위직을 거쳐 2021년 중국은행장을 맡았다.
류 전 행장은 고강도 반부패 사정 등의 영향으로 중국 금융계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물러났다. 다만 류 전 행장이 반부패 사정에 연루됐다는 보도는 아직 없다.
중국 사정당국은 올해 금융계를 겨냥해 집중적인 반부패 수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달 금융 분야를 전담하는 반부패 기구인 ‘중앙금융기율검사감찰공작위원회’ 설립 사실을 공개했다.
중앙기율위는 지난해 2월 “금융 엘리트의 잘못된 사상을 타파하고, 쾌락주의와 사치 풍조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발표한 뒤 한 해 동안 100명이 넘는 금융권 인사를 부패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32명의 금융업 종사자가 구금됐다.
류랑거 중국은행 전 회장도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억2100만위안(약 225억360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올해 초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23년 3월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금융권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연봉 제한·반환 조치도 비공식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중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금융계 고연봉 종사자에 대한 대중적 시각이 나빠진 데다 지도부 역시 금융권은 ‘부패온상’이자 실물과 괴리된 ‘허황경제’라는 인식을 내비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제20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를 열고 “위험 방지를 위해 모든 금융 활동을 (공산당) 감독하에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https://www.khan.co.kr/world/china/article/202407041622001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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