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하고 애처로운 임수향...'미녀와 순정남' 살렸다
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배우 임수향이 숨 넘어가던 KBS 주말극을 심폐소생했다. 짠하고 애처로운 연기로 떠나간 주말 시청자들을 불러세웠다.
임수향이 지현우와 함께 주연을 맡은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이 드디어 시청률 20% 돌파를 이뤄냈다. 지난 3월 첫 방송 후 5개월 만에 시청률 20% 달성이다.
지난 25일 방송된 '미녀와 순정남' 42회는 시청률 20.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기준)를 기록했다. 직전 방송분 시청률 18.4%보다 2.1% 상승한 수치로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이날 동시간대(오후 8시대) 시청률 1위, 지상파 시청률 1위 자리까지 차지했다.
'미녀와 순정남'의 시청률 20% 돌파에는 여주인공 박도라 역을 맡은 임수향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임수향이 극 중 맡은 박도라는 한때 스타 배우였지만,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비운의 여인. 죽음의 문턱에서 목숨을 건진 후, 김지영이란 인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김지영으로 살면서 잊어버렸던 기억을 되찾았다. 이 과정에서 고필승(지현우)과 애틋한 로맨스를 이뤄냈다.
하지만 극 중반 후 후반부로 돌입하기까지 시청률이 좀처럼 따라오지 않았다. 고필승의 출생의 비밀, 그를 둘러싼 생모와 현재 모친과의 갈등, 이로 인해 두 집안의 갈등이 길게 펼쳐지면서 극적 재미를 잃기도 했다. 임수향, 지현우의 난관 돌파 로맨스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고필승의 출생의 비밀은 사족이었던 셈. 그 결과, 지난 6월, 7월 시청률은 16%~18%에 정체되면서 시청률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 안 그래도 시청률 위기에 닥친 KBS 주말극이었는데, 지지부진한 전개로 시청자들은 발걸음을 돌렸다. 이후 7월 21일 36회 시청률이 19.2%를 기록하며 극적 반전을 기대케 했으나, 지난 10일 37회에서 12.4%로 시청률이 곤두박질 치면서 시청률 위기가 끝나지 않음을 보여줬다. 2024 파리올림픽 중계 여파도 있었지만, 시청자들이 예전만큼 '본방사수'를 이어가고 있지 않음을 방증하기도 했다.
위기가 거듭된 '미녀와 순정남'. 지난 17일 39회부터 시청률이 다시 반등했다. 39회 18.1%, 40회 19.5%, 41회 18.4% 그리고 42회에 20.5%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3월 23일 첫 방송 후 가장 높은 시청률대를 기록한 것.
특히 이 방송 시기에는 임수향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김지영으로 살면서, 배우가 된 후 박도라의 기억을 조금씩 회복했던 그는 이제 대부분의 기억을 되찾았다. 그리고 자신을 괴롭혔던 엄마 백미자(차화연)와도 관계를 일부 손절했다. 임수향은 기죽지 않고, 당당한 김지영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답답한 속도 뻥 뚫어줬다. 늘 당하기만 하고, 주눅 들었던 모습을 벗어던진 것. '등골 브레이커' 차화연의 뻔뻔함에 드디어 당당함으로 마주한 임수향이었다. 그간 답답한 관계 설정에 변화가 생기면서 시청자들도 모처럼 통쾌함을 느꼈다. 꽉 막힌 속이 드디어 뚫린 것. 이에 시청자들의 눈길이 '미녀와 순정남'에 머무를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촌티 벗고, 세련미 있는 모습으로 변신한 점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와 함께 임수향은 42회에서 시청자들의 응원과 지지를 유발하는 연기력을 뽐냈다. 자신에게 끝없이 집착하는 공진단(고윤)을 떨쳐내기 위해 고필승에게 애원했다. 자신이 숨겨운 정체를 들키게 될까 두려워하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가 그동안 당한 숱한 에피소드가 있었기에, 임수향이 울먹이며 지현우에게 간곡히 자신의 부탁을 청하는 모습은 애처로웠다. 앞서 사투리 연기로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했던 임수향은 이전 모습을 싹 지우고 공감대 자극하는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순식간에 변모했다.
이런 임수향의 막판 실력 발휘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종영을 불과 8회 남겨 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빠르게 이런 상황이 그려졌다면, 떠나는 시청자들을 잡아챌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다. 극 중 임수향은 수많은 고초를 겪는 여주인공의 삶을 표현해냈다. 결말을 향한 과정이었겠지만, 그 정도가 시청자들의 분노지수만 높이며 '차라리 안 볼란다'는 반응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반복되는 희망 고문이 결국 시청자들을 지치게 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수향은 극 중 흐름을 따르면서 혼신의 힘을 다했다. 위기를 기회로, 기회과 파괴되는 극적 상황에서도 연기로 떠나는 시청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웃길 때 웃기고, 망가질 때 망가지고, 눈물 흘릴 때 흘리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도라에서 김지영으로, 김지영에서 박도라로 돌아오면서 한층 강력해진 연기력을 뽐낸 임수향이다. 5개월 만에 KBS 주말극 시청률 20% 돌파를 이뤄낸 진정한 일등공신이다.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히 '임영웅 이펙트', 뭘 해도 다되는 미친 파급력 - 아이즈(ize)
- 리디아고 전성시대, '올림픽→명예의 전당→메이저 제패' 현실이 됐다 - 아이즈(ize)
- '엄친아' 정해인, 정소민 향한 속마음은 ♥..자체최고시청률 경신 - 아이즈(ize)
- '턱관절 골절' KIA 네일 직접 상태 밝혔다 "수술 잘 끝나, 회복 집중" - 아이즈(ize)
- '에이리언: 로물루스',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누적 120만 돌파 - 아이즈(ize)
- 폭풍 오열한 '28세 무명투수', 인고의 1553일→좌절은 희망이 됐다 - 아이즈(ize)
- '굿파트너' 장나라의 폭주에 시청자 심박수 급등! 부동의 1위 - 아이즈(ize)
- 임영웅=즐김+노력형, 절대 이길 수 없는 자의 상암벌 점령기 - 아이즈(ize)
- '한국이 싫어서' 고아성 "제게 한국의 의미는..." [인터뷰] - 아이즈(ize)
- '믿을맨' 지진희니까 '가족X멜로' 아빠를 응원할밖에 - 아이즈(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