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박단 만남에 의료계 내부 “또 이용만 당하는 것 아니냐”

안준용 기자 2024. 8. 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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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전공의 대표가 할 일 하는데 과도한 공격” 반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참고인 조사를 위해 21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 내부에선 박단 위원장의 행보를 우려하거나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 때처럼 “(의대 증원 등에 관한) 정부·여당 입장은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 박 위원장이 괜히 면담에 나서 여론전에 이용만 당하고 있다”는 취지다. 특히 서로 합의 아래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면담이 익명의 국민의힘 관계자를 통해 닷새 만에 공개되면서 “정치인들에게 또 뒤통수를 맞은 격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반면 일각에선 “박 위원장은 전공의 대표로서 할 일을 하고 있는데, 일부에서 과도하게 공격하고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박단 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모처에서 1시간 반가량 한동훈 대표와 면담하며 의정 갈등 해법 등을 논의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배석한 가운데 내과 의사인 박은식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한동훈 대표가 역할을 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했지만, 한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되돌리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후 닷새만인 25일 언론을 통해 면담 사실이 공개되자, 박 위원장은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공개로 상호 합의된 만남을 일방적으로 언론에 흘려 다소 유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측에서 부러 (면담 사실을) 공개한 것은 결국 한동훈 당대표의 결심과 의지의 표명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을 설득해달라”고 했다.

이를 두고 한 사직 전공의 A씨는 “정부·여당에서 전공의 요구는 받을 수 없다는 얘기만 하면서 이렇게 비공개 면담을 공개하고 뒤통수만 치는데, 자꾸 이용당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다른 전공의 B씨는 “사실 윤 대통령 면담 때도 기대는 안 했지만 실망이 컸다”면서 “논의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만나 ‘안 된다’는 얘기만 듣고 왔다는 뉴스를 접하니 더 힘이 빠진다”고 했다.

의대생 등의 소송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도 “한 대표가 박 위원장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사쿠라 밀실 거래 의혹이 인다”며 “(박 위원장이) 특단의 의사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박 위원장은 전공의 대표로서 본인 할 일을 하고 있는 것뿐이란 반론도 나온다. 한 전공의는 “전공의들을 대표해서 정치권 인사도 많이 만나고 우리 목소리를 내야 하는 자리 아니냐”며 “(박 위원장을 향한 비판이) 과도한 공격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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