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계약을 끊어?" 지입차주에 보복한 고려운수 과징금 4500만원

파리바게뜨 용역계약 종료에 차주들 지입계약 해지 요구
고려운수, 지입차주들 식품운반업 등록 삭제해 보복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지입 계약 해지를 요구한 지입차주들의 요구를 거절하고 보복한 '고려운수'에 과징금 4500만 원이 부과됐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려운수에 시정명령과 함께 4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고려운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SPCGFS와 파리바게뜨 식품운송 용역 계약을 맺고 이를 지입차주에게 재위탁해 용역을 수행해 왔다.

지입계약은 차주가 본인 소유 차량의 명의를 지입회사에 귀속시키고 그 차량을 자신이 독자적으로 운행·관리하는 형태의 계약이다. 지입차주가 식품운반업을 하려면 지입회사가 관할 행정청에 차량의 식품운반업 영업 신고를 해야 한다.

고려운수는 2022년 용역계약 경쟁입찰에서 탈락해 계약이 종료됐고, 한진이 새로운 계약자가 됐다.

이에 고려운수와 지입계약을 맺었던 경남 양산센터 소속 지입차주 5명은 한진과 파리바게뜨 식품 운송용역 위탁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파리바게뜨 전용 냉동탑차로 용역수행을 했기 때문에 한진과 지입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고려운수에 지입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그러자 고려운수는 해지 요구를 거절하며 오히려 차주들의 식품운반업 등록이 삭제되도록 관할 행정청에 변경신고를 해 차주들이 한진의 운송업무에서 배제되게 만들었다.

차주들은 파리바게뜨 식품운송 용역에 수입의 전부를 의존했고, 이들의 차량도 파리바게뜨 식품 배송만을 위한 냉동탑차로 특수 개조됐다. 그러나 식품운반업 등록이 삭제되면서 냉동탑차로 비(非)식품류만 배송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생계가 타격을 받았다.

공정위는 고려운수의 행위가 계약 해지 요구에 대한 보복을 위해 불공정한 수단을 사용한 부당한 사업활동 방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지입차주의 해지 요구에 보복하기 위해 오히려 이들의 식품운반업 등록을 삭제하는 불공정한 수단을 이용함으로써 지입차주들의 본업인 사업활동까지 방해하는 행위를 적발·제재한 사례"라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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