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트럼프 당선시 대중 수출·수출연계생산 6% 감소 추정”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돼 대중국 관세를 인상할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과 수출연계 생산이 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대중 수출연계생산’은 2000년 이후 국내총생산(GDP)의 약 1.3%씩 증가했으나 2010년 이후 연평균 0.9%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연계생산’이란 직접적 수출 이외에 중국에서의 최종 생산에 쓰일 목적으로 한국에서 생산된 모든 단계의 중간재를 포괄한 개념으로, 일종의 간접적 수출활동이다.
한은은 대중 수출이 정체되었던 2010년대 중반에도 대중 수출연계생산은 비교적 탄탄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GDP 대비 대중 수출 비율은 2010년 11.4%에서 2020년 11.9%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대중 수출연계생산 비율은 15%에서 17%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관세인상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3% 정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유럽연합(EU)까지 중국산 제품에 대해 미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관세 장벽을 높일 경우 감소 폭은 최대 5%까지 커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고율의 대중국 관세(60%)가 현실화하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은 각각 6%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이는 2018년 하락 폭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 영향으로 한국의 GDP도 1%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 중국 수출이 회복되는 가운데 중국의 성장 흐름이 지속된다면 수출연계생산도 긍정적일 수 있으나, 생산 구조적 요인이 변화하고 있어 과거만큼 호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준 조사국 과장은 “최근 미·중 갈등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와 생산구조 변화 측면에 모두 부정적으로 작용해 대중 수출 및 수출연계생산을 추가로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중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자립도를 높여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경쟁산업도 기술혁신을 통한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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