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연기에 몸이 반응"…퇴근길 고단함도 이긴 '소방 DNA'

▲ 소화기로 우사 화재 진화하는 한정현(42) 소방장

퇴근길 멀리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로 화재를 직감하고는 현장에 달려가 피해를 막은 소방관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강원 화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6시 30분쯤 춘천시 신북읍 야산 인근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당시 화천에서 춘천으로 퇴근 중이던 한정현(42) 소방장은 화재를 직감하고 운전대를 틀어 연기가 나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한 소방장은 불이 난 우사에 수도 호스로 물을 뿌리고 있던 노인을 발견했습니다.

호스 수압이 약해 물이 잘 나오지 않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한 소방장은 노인에게 119 신고를 요청하고, 평소 승용차에 싣고 다니던 3.3㎏ 분말 소화기 2개를 꺼내 진화를 시도했습니다.

안전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진화 작업을 벌인 끝에 불은 우사 천장 일부를 태우고 9분 만에 꺼졌습니다.

해당 우사는 야산과 인접해 자칫 산불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한 소방장의 신속한 대처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튿날 우사 주인은 한 소방장에게 "대형 사고가 될 수 있었던 화재를 막아줘서 정말 감사하다. 은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연기를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몸이 반응했다는 한 소방장은 "소방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시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화천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