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시즌2 "세대를 초월하는 가족 간의 끝없는 유대감"

신진아 2024. 8. 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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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쓴 수 휴 "어머니와 아들들의 이야기이자 할머니와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
[애플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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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극중 둘째 아들 ‘모자수’ 역 아라이 소지에게 자이니치(在日·일본에서 재일 한국인을 부르는 표현)의 삶에 관해 듣다가 울음이 났어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이주한 한국인 가족의 연대기를 다룬 애플TV 시리즈 ‘파친코’ 두 번째 시즌이 2년여 만에 23일 베일을 벗었다.

주인공 선자 역을 연기한 윤여정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실제 재일교포 3세 배우에게) 역사의 뒷이야기를 듣는 데 정말 감사하면서도 그들의 삶을 우리가 너무 몰랐구나, 우리 정부조차도 몰랐던 시대를 그들이 살았구나, 작품을 찍으면서 많이 듣고 배웠다”라고 말했다. 젊은 선자 역의 김민하는 시즌2를 연출한 세 감독 중 한명인 재일교포 3세 이상일 감독과의 작업이 특별히 기억이 남는다며 “촬영 중 장난으로 나(선자)를 포기하지 말라고 했더니 감독님이 절대 포기할일 없다, 이건 내 이야기라고 해 뭉클했다”고 돌이켰다. 이상일 감독은 앞서 제작사를 통해 시즌2에 대해 “나의 언어로 표현한 나의 뿌리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젊은 선자(김민하·윤여정)와 선자의 손자 솔로몬(진하)을 중심으로 민족의 아픈 역사를 관통하는 이민자의 대서사를 4대에 걸쳐 들려준다. 시즌2는 1945년 일본 오사카, 제2차 세계대전이 극에 달하면서 먹고 살기 더 힘들어진 선자 가족의 삶과 1989년 세계적인 은행에서 해고당한 솔로몬이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 속에서 재기를 위해 펀드 투자금을 모으려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번갈아 펼쳐진다.

윤여정은 극중 (케이크 주문 문제로 인종차별을 당하자) 분노하는 솔로몬과 그걸 말리는 장면을 찍을 당시 영국의 리안 웰햄 감독이 눈물을 훔친 비화도 밝혔다. 윤여정은 “(감독이) 대본을 읽을 땐 슬프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냐 하더라”며 “일본어가 서툰 선자는 쭉 차별당해 분노할 힘도 없었을 것"이라며 선자의 무력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못 배우고 가난한데도 천박하지 않게 살아가고 정신을 우선시하는 여자(선자)를 표현한다는 게 좋았다”고 부연했다.

김민하는 선자를 연기하면서 자신 또한 내적으로 성숙했다며 “어떻게 이렇게 의연하고 빠르고 단단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어떻게 신념을 지킬 수 있을까. 선자에게 배우고 싶었던 모습들을 가슴에 품고 산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특히 선자 역할을 위해 습관처럼 일기를 썼다는 그는 “선자는 부모에게 큰사랑을 받은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고 봤다. 시즌2에서 두 아이의 엄마를 본격적으로 연기하게 된 그는 “모성애를 표현하는 게 특히 어려웠다”고 했다. “엄마와 할머니에게 ‘왜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었더니 ‘너니까 사랑한다’고 하셨다. 그 말이 크게 와 닿았다. 현장에서 아역 배우들을 보면서 마냥 지켜주고 싶다는 감정을 난생 처음 느꼈고 그런 감정들이 쌓이면서 좀 더 편하게 연기에 집중했다”고 부연했다.

[애플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회 말미 선자와 큰 아들 노아의 아버지 한수는 14년 만에 재회한다. 자신을 어떻게 찾았냐는 선자의 물음에 한수는 “찾을 필요도 없었다. 놓친 적이 없으니까”라고 답한다. 김민하는 “시즌2에선 둘의 관계가 너무 복잡하다. 선자는 자신의 삶에서 한수가 없어지길 바라는데 매일 생각하는 이건 뭘까. 현실적으론 이 사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결국엔 인정하기에 이른다. 저로선 복잡한 감정적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둘의 관계에 대해 “사랑 이상의 무엇”이라고 말했다. “선자와 유일한 핏줄인 노아는 한수의 존재 이유인데, 한수가 그걸 모른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결국 모든 것을 원하고 욕망했으나 가장 가까운 것을 잃어버린 인간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프로듀서 수 휴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는 세대를 초월하는 가족 간의 끝없는 유대감이라며 “어머니와 아들들의 이야기이자 할머니와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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