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명품백 수심위, 모든 절차 독립적”

“소모적인 논란 막으려 회부
임기내에 결론날 수 있을것”
최재영 목사 ‘청탁’ 진술 번복땐
‘직무관련성’ 두고 논란 커질듯

출근하는 검찰총장 이원석 검찰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이 총장은 지난 23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직권회부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 직권으로 회부한 가운데 이 총장은 26일 “수심위는 절차, 구성, 위원회 운영과 결론까지 모두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진행된다”며 “수사팀 의견을 존중하고, 수심위 결과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수심위 회부 이유에 대해 “사회에서 소모적인 논란이 지속하므로 검찰 외부 의견까지 들어서 공정하게 사건을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총장은 수심위가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기 위한 명분 쌓기용 아니냐는 지적에 “총장이 운영부터 구성, 결론까지 관여할 수 없다”며 “수심위 절차 진행 과정을 차분하게 지켜봐 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법리를 포함해 검토하도록 지시한 이유에 대해 “소모적 논란이 지속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모든 법리를 포함해 충실히 수심위에서 공정하게 심의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수심위 회부로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15일 전까지 매듭짓기 어려울 거란 우려에 대해 “수심위 전례나 통상적 운영 과정을 살펴보면 임기 내 마칠 거로 생각한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수심위 심의 과정에서 기존 검찰에서 한 진술을 뒤집는 의견을 낼 것으로 알려져 논의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최 목사는 검찰 수사에서 ‘청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수심위에서는 이를 뒤집는 의견을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전달한 가방이나 화장품 등을 단순히 접견을 위한 수단 또는 친분에서 오간 선물로 보고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한 수사팀 결론을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수심위가 수사팀 의견대로 불기소 의견을 내면 수사팀의 절차적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될 수 있으나 반대로 기소 의견을 내면 논란의 불씨를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검찰의 무혐의 결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모양새로 김 여사 특검 도입과 검찰 해체를 주장하는 야권의 논리를 강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기소 의견이 나올 경우 검찰은 수심위 의견을 수용하든 거부하든 큰 정치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대검은 이날부터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의 수심위 구성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수심위는 학계를 비롯해 법조계, 언론계 등 각 분야에서 미리 선정한 150∼300명의 외부 위원 중 강일원 수심위원장이 15명의 위원을 무작위로 추첨해 꾸려진다. 늦어도 이번 주 중후반에는 수심위 구성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9월 첫째 주에 심의기일이 잡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민·정선형·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