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손흥민' 모든 비판 잠재웠다…'멀티골'로 BBC 베스트 11에 선정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지난 1라운드의 아쉬움을 떨쳐내고 2라운드에 펄펄 날았다.
영국 매체 'BBC'는 26일(이하 한국시간)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팀 오브 더 위크'를 발표하면서 손흥민을 포함했다.
손흥민은 11명의 선수 중 왼쪽 공격수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을 비롯해 토트넘 소속 선수가 3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미키 판더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포함됐다.
손흥민은 지난 2라운드 에버튼과 홈경기에서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합류한 스트라이커 도미닉 솔란케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최전방 자원으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멀티골로 대승에 앞장섰다.
경기 시작 14분 만에 나온 이브 비수마의 선제골로 앞선 토트넘에 손흥민이 25분 추가 골을 안겼다. 성실한 전방 압박 끝에 나온 득점이었다.
에버튼의 베테랑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수비진에게 패스를 받을 때 손흥민이 부지런히 뛰어갔다. 전방 압박을 위해서였다.
패스를 받은 후 공이 예상보다 멀리 튀어 나가자 당황한 픽포드가 재빨리 처리하려 했다. 그러나 달려오는 손흥민이 더 빨랐다. 문전에서 공을 낚아챈 손흥민이 빈 골대로 침착하게 밀어 넣어 올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전반부터 2-0으로 앞선 토트넘은 후반에도 실점 없이 2골을 몰아쳤다.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타점 높은 헤딩으로 3-0을 만들었다.
6분 후 또 한 번 손흥민의 빠른 발이 빛났다. 토트넘의 페널티지역에서 드와이트 맥닐의 침투 패스를 가로챈 수비수 미키 판더펜이 공을 몰고 전진하자 손흥민도 상대 후방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10초 만에 문전까지 전진한 뒤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픽포드와 1대1 상황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멀티 골과 4-0 대승을 완성했다.
손흥민은 레스터시티와 개막전 슈팅 1개에 그치는 등 골잡이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3차례 슈팅을 모두 유효슈팅으로 작성하는 등 멀티골을 통해 에이스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이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17,710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65.8%가 손흥민을 최고 활약을 보여줬다고 선택했다.
평점도 최고였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끝까지 압박하는 장면으로 모범을 보여줬다. 픽포드의 공을 빼앗아 득점까지 이끌었다"라며 "픽포드의 다리 사이로 침착하게 두 번째 골을 넣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에게 평점 9를 매겼다.
'풋볼 런던'으로부터 평점 9를 받은 선수는 손흥민과 센터백인 로메로, 판더펜까지 세 명이었다.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9.05를 매겼다. 이 매체의 집계에서는 로메로(9.05점)만 손흥민과 함께 9점대 평점을 받아 수훈 선수로 평가됐다.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9점을 줬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였다. 손흥민 다음으로 높은 평점을 받은 선수는 로메로(8.7점)였다.
경기 후 손흥민은 지난 경기의 아쉬움을 떨쳐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에 우리가 실망이 컸다. 경기를 그렇게 주도했는데 파이널 서드에서 좋지 못한 판단과 패스가 많았고, 참 힘들었다"며 "이번 주에는 그래도 파이널 서드에서 제 역할을 했다. 모두 침착하게 훌륭한 판단을 보여줬다는 데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구단의 전설이 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손흥민이 모든 걸 다 끝내면 이 클럽에서 존경받는 선수로 남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난 손흥민이 여전히 더 많은 것을 해내고자 하는 의욕을 품는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그게 우리 팀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최전방 투입도 이유가 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늘 내가 손흥민을 최전방에 둔 건 픽포드가 상대 빌드업의 핵심임을 인지했기 때문"이라며 "손흥민은 팀에서 가장 압박 능력이 뛰어난 최전방 자원이다.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최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 1라운드 레스터시티전에서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풋볼365'는 "손흥민 커리어는 상승 곡선에 있지 않다. 토트넘에서 엄청난 활약을 한 선수지만 이제는 과거형이다. 과거에는 토트넘 공격에 완벽한 선택지였지만 이제는 아니다. 많은 선택지 중 한 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을 선발에서 빼라고 혹평한데 이어 방출까지 주장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을 선발에서 뺄 용기가 있을까"이라고 알린 뒤 "손흥민은 선발로 뛸 자격이 없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올해 여름 프리미어리그 팀이 팔아야 할 선수 중에는 반드시 손흥민이 있어야 한다"라고 혹평했다.
이어 "손흥민은 지난 시즌 개막 후 초반 10경기에 시즌 대부분 득점이 있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다녀온 후에는 15경기에서 겨우 5골만 넣었다"라고 덧붙였다.
스코틀랜드 출신 영국 방송 해설가 크레이그 벌리는 손흥민에게 "오만하다"는 지적을 했다. 레스터시티전을 보고 난 뒤 "정말 잘못이 크다. 몇몇 패스와 슈팅에서 그런 것들이 느껴졌다. 너무 쉽게 생각했다. 공격진에 많은 선수가 있고, 이들은 이 경기에서 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레스터시티를 압도하고 있어서 곧 추가골이 터질 거라는 오만함까지 느껴졌다"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에게 엄청난 '억지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10년 차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이라는 건 정말 책임감이 크다. 젊은 선수들을 상대하는 게 힘들지만 정말 즐겁다. 난 여전히 배우고 있다"라고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 책임감을 2라운드에서 완벽하게 경기력으로 증명하며 베스트11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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