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지망생' 연하男, 이별 통보하자 "5000만원 내놔"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아이돌 지망생인 10살 연하 남자친구를 3년간 뒷바라지한 여성이 이별 후 재산 분할을 요구받았다고 토로했다.

2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3년 전 친한 친구의 생일 파티가 있던 날 들른 술집에서 '아이돌 지망생'인 남성과 가까워졌다는 여성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대기업에 다닌다는 A씨는 "데뷔 앨범을 발매했는데 잘되지 않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술집에서 일한다더라. 화장실도 없는 옥탑방에 친구 4명과 사는 그가 불쌍해 제가 살고 있던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고 이후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고 운을 뗐다.

자격증을 따서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남자친구 B씨에게 A씨는 학원비와 용돈을 주며 3년간 뒷바라지해 왔다.

A씨는 "우연히 엄마에게 이 사실을 들켜 가족 여행 때 남자친구를 한번 데리고 가자 엄마가 '(B씨는) 결혼할 생각도 없어 보이는데 나중에 골치 아파질 수 있으니 빨리 헤어져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A씨는 결국 이렇다 할 미래가 보이지 않는 B씨와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B씨가 "혼인신고는 안 했어도 3년간 같이 살았으니 사실혼 관계였다"며 재산분할 명목으로 5000만원을 요구했다고.

A씨는 "3년 동안 학원비, 용돈 등으로 쓴 돈이 얼만데 재산분할까지 요구받으니 황당하다. B씨 부모님을 만난 적도 없는데 사실혼 관계가 될 수 있냐"며 "아직도 B씨가 집 앞에 찾아오는 상황인데 진짜 재산분할을 해줘야 하는 거냐"고 도움을 구했다.

이에 조인섭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A씨와 B씨의 사이에는 사실혼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실혼 관계를 전제로 한 B씨의 재산분할금 청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혼 관계는 일반적인 부부의 모습으로 부부 공동생활을 하고 있지만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아 법률상 부부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며 "단순한 동거 등의 사정만으로는 사실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조 변호사는 "만약 B씨가 계속 돈을 요구하면서 접근하면 스토킹 행위자에게 서면 경고, 접근 금지 등을 명하는 '잠정조치'를 수사기관에 요청할 수 있다"면서도 "처벌로 이어지려면 스토킹 행위가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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