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의례 행위에서 개인의 취향으로…'향'의 매력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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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사람들은 좋은 향을 가까이했다.
향이 강한 나뭇조각, 나뭇잎 등을 모아 불에 태워 향을 피웠고 향주머니를 지니기도 했다.
절에서 의식을 행하거나 불단 위에 올려놓고 향을 피우는 데 사용한 공양구인 고려시대 향완, 조선시대에 종묘 제사에 썼던 유기 향로와 향합 등의 유물을 비교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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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예부터 사람들은 좋은 향을 가까이했다. 향이 강한 나뭇조각, 나뭇잎 등을 모아 불에 태워 향을 피웠고 향주머니를 지니기도 했다.
나쁜 기운을 없애고 심신을 안정시킬 때 유용하게 쓴 것도 향이었다.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한 향과 향을 피우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전시가 열린다.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은 이달 27일부터 12월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향, 푸른 연기(靑煙) 피어오르니' 특별전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향과 향로, 향로를 주제로 한 그림 등 170여 점의 유물을 아우르는 자리다.
전시는 우리나라에 향 문화가 정착하는 과정을 짚으며 시작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향은 고대부터 제사와 종교의식에서 중요한 요소로 활용됐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기원 전후 시기인 낙랑시대부터 중국으로부터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전시에서는 향을 피우기 위한 도구인 다양한 향로를 소개한다.
신라 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경남 양산 북정리 출토 토기 향로, 짐승 얼굴과 같이 험상궂게 생긴 모습의 조각이 돋보이는 보물 '익산 미륵사지 금동향로'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향을 피우는 문화가 종교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다룬다.
불교에서 향을 피우는 행위는 부처님과 보살에게 공양을 드리는 것으로 존경과 경의를 표하는 의미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수행자는 향을 피워 마음을 차분하게 하기도 했다.
유교에서는 조상의 영혼을 위로하고 평안을 기원하고자 분향했다.
절에서 의식을 행하거나 불단 위에 올려놓고 향을 피우는 데 사용한 공양구인 고려시대 향완, 조선시대에 종묘 제사에 썼던 유기 향로와 향합 등의 유물을 비교해볼 수 있다.
향이 가진 실용적인 기능과 향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룬다.
부채고리에 다는 장식품이나 노리개에 향을 넣고 착용했던 모습, 귀중한 물건을 보관할 때 방충 기능도 했던 전통 등을 다양한 유물로 보여준다.
분홍색의 관복 차림에 향낭(香囊·향을 넣어 몸에 차는 주머니)과 손부채를 든 모습이 인상적인 채제공(1720∼1799)의 초상화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박물관 측은 "각종 문헌과 회화 작품을 아우르며 향의 문화사를 개괄하는 전시"라며 "향이 갖는 의미와 역사를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화∼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볼 수 있다.
유료 전시로,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는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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