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투잡’ 4000만원 번 농협은행 직원, 2심도 ‘부당 해고’

농협은행 사옥./농협은행 제공

농협은행이 ‘다단계 판매’로 별도 수입을 올린 직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2심 판결이 나왔다. 문제된 행위에 비해 징계 수위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1부(부장판사 황의동 위광하 백승엽)는 지난 21일 농협은행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항소를 기각했다. 직원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는 1심 판결을 유지한 것이다.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지난 2020년 직원 9명이 특정 다단계 회사 판매원으로 ‘투잡’을 뛰며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들은 투잡으로 각각 220만~1억1800만원가량의 추가 수익을 올렸다.

이 가운데 농협은행 직원 A씨는 다단계 판매 행위로 2016년 4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총 4000만원의 수익을 냈다. 농협은행은 30년간 금융업에 종사하고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을 보유한 A씨가 다단계 수익 발생구조를 인식했고, 조사 과정에서 이를 부인하는 취지의 허위서류를 제출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며 해고를 결정했다. A씨는 곧장 불복 절차를 밟았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농협은행의 해고 처분을 부당해고로 결론 냈다.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판단을 내리자 농협은행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다단계 판매 겸업 행위는 인정했지만 다른 징계 사유인 ▲고객 대상의 영업 활동 ▲사건 조사 과정에서의 거짓 증언 및 허위서류 제출 등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정되는 징계사유 등을 고려하면 징계가 과도하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2심 판단도 1심과 다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근무시간 중 직장 동료들에게 영업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자신의 직위나 직무를 이용해 부당하게 제품 구입을 강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해고는 과하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