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남 신상공개’ 유튜버 카라큘라 벌금 50만원 약식명령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얼굴·실명 등 개인 정보를 공개한 유튜버 ‘카라큘라’ 이세욱(35)씨가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다.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의 유튜버 카라큘라 이세욱씨. /유튜브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강경묵 판사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지난 23일 벌금 5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약식명령이란 비교적 가벼운 범죄에 대해 법원이 재판을 열지 않고 검찰이 제출한 서류만을 갖고 벌금형을 명령하는 것이다.

이씨는 작년 6월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에 9분가량의 영상을 올려,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실명, 생년월일, 키, 혈액형, 체형 특징, 전과 기록, 사진까지 모자이크 없이 공개했다.

카라큘라는 영상을 통해 “저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법의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신상정보를 공개함으로써 피해자가 평생 느낄 고통과 두려움을 분담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검찰은 이틀 후 이씨를 약식기소했다.

이씨는 원래 자동차 매매 업체를 운영한 뒤 업계 횡포를 폭로하는 콘텐츠를 주로 운영하다가, 이후 ‘부산 돌려차기 사건’ ‘압구정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고’ 등 논란이 되는 사건·사고의 가해자 신상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이씨와 같은 ‘사이버 레커’는 그동안 대중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콘텐츠를 올려 유명해졌지만,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알게 된 타인의 약점을 빌미로 협박해 뒷돈을 챙겨온 정황이 최근 드러났다. 사이버 레커는 온라인에서 특정 이슈에 대해 자극적이거나 부적절한 콘텐츠를 제작해 퍼뜨리는 이들로, 마치 ‘레커(견인차)’처럼 조회 수를 끌어들인다는 의미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5월 22일 부산진구 서면에서 한 30대 남성이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쫓아가 한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성폭행하고 머리를 발로 차는 등 폭행한 사건이다. 1심은 살인미수 혐의로 가해자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지만, 2심과 대법원은 그의 강간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해 징역 20년을 확정했다.

한편 이씨는 유튜버 쯔양(박정원)을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어낸 유튜버 구제역 등의 공갈 범행을 방조한 혐의 등으로 지난 14일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