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정보 내리세요” 경기도 학교도 딥페이크 피해…불안감 확산

박채령 기자 2024. 8. 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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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범죄가 경기도 학교까지 덮쳤다.

불특정 여성의 얼굴과 나체 사진을 합성한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서울·인천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경기지역 학교들도 피해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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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성범죄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경기지역에 속한 다수 학교에도 피해를 본 학생들의 학교 명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딥페이크’ 범죄가 경기도 학교까지 덮쳤다.

불특정 여성의 얼굴과 나체 사진을 합성한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서울·인천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경기지역 학교들도 피해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텔레그램 딥페이크 피해자 명단’이 다수 게재됐다. 명단에는 중·고교와 대학교명이 언급돼 있는데, 경기도에서만 204개의 중·고등학교, 22개의 대학교가 포함돼 있다.

이 외 다른 지역에서도 여러 피해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실제로 피해자가 발생한 학교인지,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한 여고 학생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학교에서도 딥페이크 피해가 있었다고 밝히며 주의를 요구하는 긴급공지를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기도의 한 여고 학생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텔레그램 일부 단체 대화방에서 학생들의 신상이나 사진을 이용해 불법 합성물을 제작·가공 후 공유하고 성희롱하는 끔찍한 성범죄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본교에도 피해가 있다고 알려졌다”며 “타인이 볼 수 있는 곳에 게시된 개인의 얼굴이 나온 사진은 내려주시는 것이 좋겠다”고 긴급 공지를 올린 상태다.

수원의 한 여고에 재학 중인 A양은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사진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 의해 합성, 음란물로 배포된다는 사실에 공포감마저 든다"면서 "이런 피해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만 벌어질 수 있어 두렵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편 이러한 딥페이크 성범죄물 문제는 최근 인천 등 대학생들의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여대생을 이용한 딥페이크물이 제작, 채팅방을 통해 유포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겹지방', ‘겹지인’ 등을 검색하면 여러 개의 대화방이 뜨고, 이 안에서 지인의 신상정보나 사진들을 통해 딥페이크 사진·영상이 제작되는 식이다.

겹지인은 인터넷 용어로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겹치는 친구가 있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각 카테고리로 세분화한 ‘겹지방’에선 자신의 지인을 특정하고, 해당 지인을 아는 사람을 찾는다. 그 지인을 동시에 아는 사람을 찾으면 피해자가 SNS 등에 올린 사진 또는 동영상을 활용해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을 만들어 공유한다.

이러한 불법합성물 제작 텔레그램 채널에는 참여 인원만 22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딥페이크 영상물들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유포하다가 붙잡히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범행 대상이 미성년자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등으로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진다.

다만 텔레그램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유포자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상태다.

텔레그램은 다른 SNS에 비해 더 높은 보안성과 익명성을 특징으로 하지만, 유해 콘텐츠의 새로운 온상으로 떠오르기도 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도 우려를 낳고 있다.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24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전격 체포된 것도 이런 배경 속에서 주목된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채령 기자 cha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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