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트, 주주배정 유증…벼랑끝 몰린 자금조달
주가 고점 대비 14분의 1토막…주주 불만 가중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최근 주가 부진에 신음하고 있는 맥스트가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투자자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가가 고점과 비교해 14분의 1토막난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경영 환경이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 속 자금 조달이 계획대로 이뤄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스트는 지난 23일 채무상환자금,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1070만주. 이는 전체 발행주식(약 1957만주)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예정 발행가액은 2340원으로 할인율 25%가 적용된다. 구주 1주 당 신주 0.5467305970주가 배정되며 신주 배정 기준일은 다음 달 30일이다.
주가가 연일 바닥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추진되자 주주들의 민심은 들끓고 있다. 실제 맥스트의 주가는 지난 2021년 말 메타버스 테마주로 주목을 받으며 한때 5만원(수정주가 기준) 선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2022년부터 가파른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현 주가는 고점 대비 14분의 1토막난 수준이다.
특히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킨다는 점에서 상당한 악재로 여겨진다. 주가가 계속해서 내리막을 걷는 현 상황에서 추진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이 타이밍에 굳이 유상증자를 강행한 것은 당장 자금 수혈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맥스트는 다음 달 210억원 규모의 제1회차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청구기간이 도래하면서 상환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발행 당시 1만1044원에서 현재 리픽싱 최저 한도인 7731원까지 낮아졌지만, 전일 종가인 3505원을 두 배 이상 웃돌고 있어 곧바로 풋옵션이 행사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 속 맥스트는 실적 부진에 신음하고 있어 자체 자금 만으로는 상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맥스트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고 순손실 규모 역시 지난 2021년 43억원, 2022년 150억원, 지난해 132억원 등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118억원을 기록한 반면 결손금은 653억원에 달한다.
CB 상환 자금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주주들 사이에서는 회사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회사 측은 유상증자로 유입될 245억원(발행제비용 제외) 가운데 160억원을 CB 상환에 쓰고 나머지 85억원 가량을 임직원 급여성 비용, 마케팅 비용, 지급수수료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경영이 악화된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손을 벌려 직원 급여를 주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여기에 최대주주인 박재완 대표가 본인 배정 분의 20%만 참여하기로 한 점도 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지분 18.84%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 5.50%를 들고 있는 특수관계인들은 현재 청약 참여 여부가 미정인 상태다.
한 주주는 온라인 종목게시판에 "대주주는 유증 배정분의 20%만 청약한다고 해놨는데 한마디로 대주주조차 회사를 좋게 보지 않는다는 얘기"라면서 "게다가 우리사주 배정 물량도 없는 것은 회사 임직원도 포기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CB 상환과 관련해 사채권자들과 풋옵션 행사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최대주주 청약의 경우 최소 20% 참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자금 사정에 따라 추가로 참여할 수 있을지 없을지 알아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반기보고서(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 90억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나머지 85억원은 단순 임직원 급여가 아닌 일반적인 운영자금 성격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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