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대생·전공의 일시 이탈? 틀린 인식…尹 의료붕괴만은 막아야"
"내년 인턴·공보의·군의관도 없어져, 시스템 붕괴는 순간…최고책임자 대통령 걸단할 때"
의대증원 1년 유예, 과학적 추계·공론화부터 촉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을 앞두고, 6개월째 의료공백을 초래한 이른바 의료개혁 정책 강행 관련 "정부의 인식은 완전히 잘못됐다"며 "당장 의료붕괴만은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 생명과 건강권을 지키는 방향으로 '대통령의 결단'이 이뤄져야 한단 것이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은 (의과대학 공백으로) 인턴(수련의)도 없고 공중보건의도 군의관도 없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맞을 것",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 결국 전공의와 의대생은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등 우려를 쏟아내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주 윤 대통령께서 국정브리핑을 열어 연금·의료·교육·노동의 4대 개혁 성과와 방안을 발표한다고 한다. 특히 심각한 의료대란에 대한 언급도 포함될 것"이라며 "6개월째 의료대란은 이제 의료붕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필수·지방의료가 무너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의대생, 전공의(레지던트)가 6개월째 돌아오지 않으면서 지친 의대교수들이 사표를 내고, 지방부터 시작된 '응급실 운영 축소'가 수도권까지 확대되고 있다. 병원이 문을 닫는 추석 연휴가 응급실 대란의 고비가 될 것"이라며 "지방 상급병원들은 심각한 경영난으로 도산 위기"라고 상기시켰다.
또 "의대생의 '수업거부'와 (본과 4학년이 치러야할) 의사 국가고시 거부, 전공의의 '전문의 시험 거부'로 매년 배출돼야할 신규 의사 3000명(기존 의대 입학정원 3058명)과 전문의 2800명의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며 의대생 다음단계인 인턴, 공보의·군의관 부족 사태를 내다봤다.
안 의원은 "정부는 지금의 혼란을 의대생과 전공의의 이탈에 따른 일시적 의료공백 또는 의료개혁 과정의 진통으로 여기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전공의와 의대생은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의대생과 전공의가 의대 증원반대를 관철하려 '일시적으로 이탈'하는 게 아니다"고 경고했다.
그는 "평소 자부심과 희망으로 버티던 의료 인력들이 아무 대책 없는 정부에 실망해 현장을 떠나고, 균형이 깨지면서 의료 시스템이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이라며 "명예와 후진 양성의 사명감으로 버티던 지방(국립대 등)의 필수의료 분야 교수들도 사직하고 수도권 전문병원으로 이직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지방에 '의대 정원이 늘더라도 가르칠 교수가 없어지는' 상황에 처했다. 전공의 이탈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방 상급 병원이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고, 결국 도산한다"며 "장기적으로 전공의 수련 포기에 따른 전문의 부족, 부실한 의대 교육으로 인한 의사 수준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의원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값싸고 질 좋았던 대한민국 의료가 비싸고 질 낮은 의료로 추락할 위기에 처했지만 정부 대책은 여전히 땜질식 처방뿐이다. 전공의가 사라지니 '이참에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들자'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전공의가 없으면 (다음 단계인) 전문의가 나올 수 없는데"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대책이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든다'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5년간 10조를 필수의료에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이미 응급실은 문을 닫고, 필수의료 인력은 전공의에 이어 의대교수까지 연이어 사직하고 있다. 이같은 미봉책으론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 결국 대통령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햇다.
이어 "6개월 지난 현재 의료개혁은 애초의 기대와는 달리 의료붕괴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의료 시스템을 만드는 건 수십년 걸리지만, 붕괴되는 건 순간이기에 당장 의료붕괴만은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태를 완화시킬 방안으론 "우선 전공의와 의대생이 돌아올 명분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그 방법은 의대 증원의 원칙을 바탕으로, '증원은 1년 유예하되 공론화 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논의하는 것'"이라며 "아울러 정부는 필수의료와 지방의료를 살리기 위한 건강보험 수가 조정과 법적 책임 등에 대한 실질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제 국정 최고 책임자이자 의료개혁을 주도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때"라며 "지금의 의료시스템의 틀을 유지하며 의료개혁을 성공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또 "이는 (단순히 의사 직역에) 정부가 백기를 드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결단을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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