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이사 임명 집행정지 오늘 결론…이진숙 탄핵에도 영향?

이진숙·김태규 2인체제 의결 판단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장악 2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법원이 26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신임 이사 선임에 대한 효력 정지 여부를 결론짓는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취임 6시간 만에 2인 체제로 의결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의 적법성을 처음 판단 받는 자리다. 이날 결과는 이 위원장의 탄핵 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와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이날 방문진 이사 임명 처분 효력정지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다. 법원이 이를 인용할 경우 행정소송 본안 판결까지 새 이사들은 임기를 시작할 수 없다. 기각 시, 새 이사들은 곧바로 임기를 시작할 수 있다.

앞서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은 취임일인 지난달 31일 곧바로 전체회의를 열고 비공개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의결했다. 이 위원장은 KBS 이사 11명 중 여권 몫 7명을 추천, 방문진 이사 9명 중 여권 몫 6명을 선임했다.

이에 권태선 등 야권 성향의 기존 방문진 이사 3명과 방문진 이사 공모에 지원했다 탈락한 야권 성향의 후보 3명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이다.

이들은 5인 전원의 방통위가 '2인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진을 선임한 것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관련해 해당 처분과 관련한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앞서 재판부는 이날(26일)까지 신임 방문진 이사 임명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정지한다고 지난 8일 결정했다. 당초 9일이었던 심리 기일이 이날로 변경됐는데, 법원 심리 및 결정이 내려지기 전인 13일부터 신임 이사의 직무가 시작되면 향후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지난 19일 이와 관련한 비공개 심문을 진행했다.

만약 재판부가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고 본안판결까지 신임 방문진 이사가 임기를 시작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야권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법원이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의결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부당함이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과방위 야당 의원들도 3차례에 걸쳐 진행 중인 청문회도 정당성을 얻게 된다. 최민희 과방위원장 등 일부 야권 의원들이 요구하는 국정조사까지도 밀어붙일 원동력이 생긴다. 이 위원장의 탄핵에도 힘이 실리게 된다.

반면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 방문진 신임 이사의 임기가 시작된다. 법원이 이진숙·김태규 2인 체제 방통위 의결이 어느 정도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본안판결이 나기 전까지 신임 이사의 지위가 확고해진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로 탄핵 소추되면서 직무정지에 빠진 이진숙 위원장이 방통위로 돌아올 가능성도 한층 높아진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