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랩·신탁 제재심 다음달 재개…사전통지 완료

12일 제재심…한투·미래·교보·유진·SK·NH 등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금융감독원이 다음달 랩·신탁 불건전 운용과 관련한 증권사 제재를 이어간다. 지난 6월 KB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마쳤으며 지난해 검사를 받은 7개 증권사들이 제재를 기다리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다음달 12일 랩·신탁 운용과 관련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 6월27일 하나증권과 KB증권이 관련 중징계를 받은 뒤 약 두달 반 만이다. 채권 돌려막기 첫 제재 대상에 올랐던 두 증권사는 일부 영업정지를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해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로 검사를 받은 나머지 증권사들에 대한 제재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등 6개사가 지난주 금감원으로부터 사전통보를 받았다. 금감원은 제재심을 열기 전 검사 결과에 따른 양형을 증권사들에게 미리 통보하고 제재심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유안타증권은 아직 제재 통보를 받지 않았다. 랩·신탁 검사 대상 9개사에 포함되긴 했지만 지난해 정기검사를 받은 곳이기 때문에, 제재 절차도 한꺼번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9개 증권사들은 지난해 채권형·랩신탁 업무실태 집중점검 결과 큰 손 고객들의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제3의 고객 계좌로 손실을 돌려막거나 회사 고유자금으로 일부 손실을 보전해준 사실이 발각돼 제재 대상에 올랐다.

앞서 두 증권사처럼 영업정지 중징계까지 받을지 여부는 금액에 따라 매트릭스 양형이 달라질 예정이다.

남은 증권사들 가운데도 최고경영자(CEO) 제재가 포함된 곳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업상 CEO가 손실보전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있는 케이스다. 회사 고유자금을 이용해 계좌 손실을 보전하는 건 경영진의 판단·개입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앞서 KB증권의 경우 당시 감독자 위치에 있었던 이홍구 대표가 주의적 경고로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지난 6월 2개 증권사에 대한 제재심은 증권사와 금감원 검사국, 제재심의위원들 간 공방이 오가면서 두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증권사들은 채권 돌려막기가 오랜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었으며, 운용역 개개인들도 사익 추구가 아닌 회사 이익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행한 일인 만큼 개인 신분 제재는 과도하다고 변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달엔 6개 증권사들이 한꺼번에 제재심에 오르지만 시간이 더 걸리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앞선 첫 사례 기준에 비춰 신속히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재심 이후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최종 제재 수위가 확정된다. 아직 하나증권과 KB증권 안건이 올라가진 않았으며, 금융위는 랩·신탁 제재 대상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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