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쿵’ 교통사고에 치료비 수백만 원…“과잉 진료” VS “소비자 권리”
[앵커]
운전하다보면 아차 하는 사이 작은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경미한 사고라도 피해자는 후유증이 오래갈까 걱정이고, 반대로 사고를 낸 쪽은 상대방이 과잉 진료를 받아서 보험료가 오를까봐 염려하게 되는데요.
보험개발원이 경미한 사고의 경우 공학적 분석을 활용해 과잉진료와 분쟁을 막자고 제안했습니다.
황경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 천천히 이동하던 차가 정차 중인 앞차를 추돌합니다.
곧장 내려 차를 살폈던 앞차 운전자는 이 사고로 통원치료를 58번 받았습니다.
좌회전 차선에 있던 앞차가 직진하자.
["어머 어머."]
뒤차가 멈춰 서려다 앞차에 부딪힙니다.
앞차 범퍼 등이 긁혔는데, 탑승자는 보름 동안 입원해 치료비를 4백만 원 넘게 썼습니다.
보험개발원 연구를 보면, 교통사고 건수와 사상자 수는 10년 전보다 줄었지만, 경상자 진료비는 오히려 140% 늘었습니다.
중상자 진료비 증가율의 4배 수준입니다.
[김관희/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시험연구팀장 : "경상 환자들의 과잉 진료 규모가 (2019년 기준) 3,400억 원에서 6,400억 원 정도에 이른다고 합니다. 자동차 운전자들이 내고 있는 보험료가 올라간다는…."]
실제 작은 사고가 났을 때 얼마나 다칠까.
보험개발원이 시속 약 10km로 뒤차가 추돌하거나, 옆 차와 부딪히는 상황을 실험해 봤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성인 53명 모두 의학적으로 이상이 없었습니다.
경미한 사고에는 이런 충돌 실험 같은 공학적 근거를 활용해 탑승자가 다쳤는지 판단해야 한다는 게 보험업계 주장입니다.
다만 이런 실험 결과를 일괄 적용하면, 꼭 필요한 치료를 못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 20대 여성은 지난 6월 경미한 추돌 사고를 당한 뒤 아직도 걷기 불편할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합니다.
[추돌사고 피해자/음성변조 : "사고의 크기에 비해서 이제 오랫동안 증상이 유지되다 보니까 사실 일상생활에 너무 어려움이 있고, (사람마다) 몸 상태가 다르고 또 충격이 온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경미한 사고에는 치료 보험금을 주지 않는 나라도 있지만, 이들 역시 제도 개선에 앞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보험개발원은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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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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