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마저 오는 29일 ‘총파업’… 의료공백 ‘큰일’ 이대로면 ‘추석 대란’

2024. 8. 2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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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주축인 보건의료노조가 오는 29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병원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간호사들을 무급으로 휴가를 보내고, 휴직 권고는 물론 환자 간호에 필요한 가위 등 환자 장비까지 간호사들이 직접 구매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우리 또한 언제든지 환자가 될 수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파업이 목표는 아니다. 타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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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들 주축 보건의료노조, 오는 29일 총파업 투표 가결
필수인력 투입하지만 간호인력 빠지면 병원 멈출 수밖에
추석까지 파업 장기화될 경우 응급실까지 셧다운 우려 나와
의료공백 사태 장기화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29일부터 총파업 시작을 예고한 가운데 25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현수막이 붙어있다. 노조는 61개 병원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1%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고 전날 밝혔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조속한 진료 정상화 ▷불법의료 근절과 업무 범위 명확화 ▷주4일제 시범사업 실시 ▷간접고용 문제 해결 ▷총액 대비 6.4%의 임금 인상 등이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간호사가 주축인 보건의료노조가 오는 29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응급실 등 필수 유지 업무 인력은 파업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6개월 넘게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던 간호사들마저 총파업에 나설 경우 의료 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추석 연휴는 최장 9일까지 휴일이 가능하다. 통상 명절 때엔 의료 수요가 많게는 2배까지도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6일 정부와 노조 등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23일까지 61개 병원 사업장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결과 91%가 찬성해 총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에는 61개 사업장의 총 2만9705명 중 2만4257명(81.66%)가 참여했고, 이 중 2만2101명(91.11%)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와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해 조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정에 실패하면 투표 결과에 따라 오는 29일 오전 7시부터 동시 파업에 들어간다. 보건의료노조의 요구 사항은 ▷조속한 진료 정상화 ▷불법의료 근절과 업무 범위 명확화 ▷주4일제 시범사업 실시 ▷간접고용 문제 해결 ▷총액 대비 6.4% 임금 인상 등이다.

쟁의행위 투표에 참여한 병원은 총 61곳이다. 국립중앙의료원, 한국원자력의학원, 경기도의료원 등 31개 공공병원과 강동성심병원, 고대의료원, 한림대의료원 등 30개 민간병원이다. 다만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서울 대형병원 노조는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노조는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필수 부문에는 인력을 남겨둔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 주최 2024 세계노동절 대회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가운데 보건의료노조 소속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보건의료노조는 과반(64.2%)이 간호사로 구성됐다. 현재 각 병원들은 전공의들이 비운 의료 수요를 간호사들을 통해 메우고 있다. 그런데 간호사들마저 파업을 할 경우 의료 대란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간호사들은 현재 병원에서 검사, 수납, 입원환자 관리 등을 맡고 있는데 간호사들의 파업이 진행되면 외래는 물론 수술을 위한 입원과 수술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의사는 빠져도 병원이 돌아가지만, 간호사가 빠지면 병원이 멈춰설 수밖에 없다”며 “수술실에 들어가는 PA간호사들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의사가 없기 때문에 상황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응급실 상황은 더 힘들어질 개연성이 크다. 전공의 없이 6개월을 버티던 전문의들마저도 ‘번아웃’(소진)을 이유로 속속 응급실을 떠나는 추세기 때문이다. 여기에 의사 인력의 3배 넘는 인원을 차지하는 간호사들마저 병원을 비울 경우 응급실 타격은 불가피 하다는 것이 의료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오는 9월 추석 연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보건의료노조 파업이 이뤄지면 병원 자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은 분명하다”며 “병원이 원활하게 운영될 때는 중증환자가 응급실을 방문하면 입원실로 올려 보내면 되는데, (노조 파업으로) 진료가 지연될 경우 응급실 부담이 엄청나게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병원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간호사들을 무급으로 휴가를 보내고, 휴직 권고는 물론 환자 간호에 필요한 가위 등 환자 장비까지 간호사들이 직접 구매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우리 또한 언제든지 환자가 될 수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파업이 목표는 아니다. 타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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