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에 허위신고 '16차례'… 음주 뺑소니 30대, 집행유예

112에 수차례 허위신고를 하고 음주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울산지방법원 전경. /사진=뉴시스

112에 수차례 허위신고를 하고 음주 교통사고를 낸 뒤 달아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6일 뉴시스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이날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60만원을 선고했다. 200시간 사회봉사와 80시간 준법운전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4월 울산 한 식당에서 술에 취한 채 112에 전화를 걸어 "마약사범이 있으니 출동해 달라"고 허위신고를 했다. 그는 약 5분 사이 6차례 전화를 걸어 경찰 업무를 방해했다. 해당 신고로 경찰관 11명이 현장 출동해 식당 주변을 수색했으나 관련 범죄자를 찾지 못하고 돌아갔다.

A씨는 그 후에도 6차례에 걸쳐 다시 112에 전화하고 "마약사범을 왜 안 잡아가느냐"고 했다.

이어 A씨는 만취 상태로 차량을 몰다 맞은편 도로에 정차해 있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112에 4차례 전화를 걸었다. 그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는데 단속에 걸렸고 폭행을 당했다"며 "내가 죽으면 책임질 것이냐"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허위 신고로 경찰관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면서도 "A씨가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과 과거 벌금형을 넘는 전과가 없는 점, A씨에게 양육해야 할 어린 자녀들이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윤채현 기자 cogus020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