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힘든 시간 극복한 박지영 "스윙 템포만 생각했어요" [KLPGA 메이저 한화클래식]
[골프한국 강명주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4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한화 클래식(총상금 17억원)이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 동안 강원도 춘천시의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펼쳐졌다.
그 결과 최종 합계 13언더파를 작성한 박지영이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면서 시즌 3승을 달성했다.
박지영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개인 통산 10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이뤄서 기쁘다. '은퇴하기 전에 한번은 우승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대회인데 오늘 드디어 이뤄서 기쁘고, 내년에는 또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출전해서 또 한 번 우승하고 싶은 욕심이 난다"면서 "또 다른 메이저대회도 우승할 수 있구나 깨달음을 얻기도 했고 많은 것을 얻은 대회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지영은 "상금이 가장 큰 이유보다는 워낙 코스 세팅 자체가 어렵다 보니 코스 전장도 길고 페어웨이 폭 세팅도 좁기 때문에 늘 까다롭게 플레이를 했다. (이 코스에서) 매번 잘 치진 못했고 그래서 잘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준비를 했는데 이번에 우승하게 되어서 오늘 잠이 자기 싫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지영은 "오늘도 지난 3번의 라운드와 똑같이 '템포만 빨라지지 말자' 이것만 신경 써서 쳤다. 아주 잘 되진 않았지만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템포가 빨라져서 생기는 이슈는 없어서 잘된 것 같"고 만족스러워했다.
'최종라운드에서 선두인 걸 언제 알았나'고 묻자, 박지영은 "제가 아예 리더보드를 못 봐서 마지막 홀 티샷 칠 때 알았다. 황유민 선수가 2등이라고만 들었는데 타수 차이도 몰랐고 저보다 비거리가 훨씬 많이 나가는 유민 선수가 이글 아니면 버디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지막까지 최대한 타수를 줄여보자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지영은 "체력이 떨어지는 게 힘들었지만, 11번홀부터 18번홀까지는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홀이어서 아무리 힘들어도 타수를 잃지 말자 집중하면서 플레이했다. 말씀드린 것처럼 리더보드를 못 봤기 때문에 3등 안에만 끝내자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플레이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클럽 구성이나 코스 공략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세운 전략'에 대해 박지영은 "한화 클래식 대회는 비거리도 많이 나가야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정확성이라고 생각해서, 템포를 평소보다도 한 템포에서 반 템포 늦춰서 정확하게 치려고 노력했다. 빨라지면 푸시볼이 나는 경우가 많아서 가능한 셋업을 최대한 가까이 서서 플레이하려고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지영은 "특별히 스윙의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조금 더 힘을 빼고 템포를 늦추니까 스윙 아크가 더 커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거리와 정확성이 좋아진 이유에 대해 박지영은 "체중이 조금 증가했고 겨울 시즌 동안 운동을 많이 한 게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 스윙에 변화를 준 것은 아니지만 퍼팅이 좀 더 잘 되면서 작년보다는 힘을 더 효율적으로 쓰다 보니 비거리도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충수염(맹장) 수술로 한달 쉬었던 박지영은 초조함에 대한 질문에 "다른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서 초조함을 느꼈다기보다는 수술 후에 컨디션이 올라오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재활운동을 하는데 생각보다 몸이 안 따라줘서 많이 울었고 '앞으로 우승할 수 있을까' 생각도 했다. 저희 운동 선생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잘 극복해서 이 자리에 선 것 같다"고 그간의 힘든 시기를 돌아봤다.
관련한 추가 질문에 박지영은 "수술 후에 2주차쯤부터 재활운동을 시작했는데 확실히 코어에 힘이 잘 안 들어갔다. '골프는 뱃심인데..' 라는 생각을 늘 하곤 했는데 힘이 안 들어가니 많이 좌절했다. '대회를 나갈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많이 했고, 나인홀 치는 것조차도 힘들 정도로 컨디션 회복이 잘 안 되어서 일주일 지나고 연습 시작할 때부터 하루하루 계속 좌절감을 맛봤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까 좋아졌다"고 답했다.
'수술 이후에 바로 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박지영은 "그때 충수염 수술 무렵이 저 스스로 흐름이 좋은 시기였기 때문에 빠르게 대회에 복귀하고 싶었다. 그래서 빠르게 연습과 운동을 시작했는데 시작하고 둘째 날부터 다시 아프기 시작해서 '뭔가 잘못됐나?' 생각했다. 그땐 빨리 대회를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무리를 하기 했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골프채를 안 잡고 2주 정도 쉬었을 것 같긴 하다"고 답했다.
현재 선수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지영은 "선수분과위원장을 맡으며 저 스스로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 같다. 스스로 감정적인 면이 컸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해결해 나가면서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됐고 위원장을 하게 된 건 '인간 박지영'으로서 많이 성장하게 된 계기인 것 같다. 또한 그게 '골퍼 박지영'으로서 이성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원동력인 것 같다"고 답했다.
'최종라운드 때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어떤 부분이 가장 도움이 됐나'는 질문에 박지영은 "과거에는 제가 감정적이어서 스스로 급해진다, 느려진다 이런 것들을 잘 못 느꼈다. 그런데 선수분과위원장을 맡은 이후로 조금 더 이성적으로 판단하게 되면서 저 스스로 모니터링이 됐다. 그러다 보니 좀 더 기복 없는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선수분과위원장 연임할 생각을 묻자, 박지영은 "아니요, 없습니다"라고 답하며 웃었다.
KLPGA 투어 데뷔 후 신인왕 말고는 개인 타이틀과 인연이 없었던 박지영은 "물론 많은 타이틀에 욕심이 나긴 하지만 작년 9월 KB대회 이후로 굉장히 경기가 안 풀렸다. 올해는 최대한 그런 문제를 만들지 않도록 연습량과 수면시간을 조절하면서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할 것 같고, 그만큼 좀 더 간절하게 플레이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지영은 하반기 추가 우승에 대한 질문에 "2승 정도 더 추가하고 싶다는 마음은 크지만 항상 마음이 앞서 나가면 오히려 잘 안 풀리는 것 같다. 하루하루 현실을 잘 이겨낸다면 또 한 번 또 이런 자리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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