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중인 아이돌 지망생 10살 연하남…'그만 나가라' 하자 재산분할 요구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가정 살림을 같이 꾸려 나가고 사회 관념성 '부부'로 인정받는 경우를 사실혼 관계라고 했다.

사실혼 관계의 경우 재산분할, 위자료 청구 등이 가능하다. 다만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에 상속 자격은 없다.

단순히 한 공간에서 함께 지낸 것만으로는 사실혼 관계를 인정받지 못한다. 이러한 동거는 사실혼과 달리 재산분할,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다.

26일 YTN라디오 조인섭 상담소에는 아이돌 지망생인 10살 연하 남성과 3년간 동거한 A 씨가 "이제 그만 내 집에서 나가 달라"고 하자 "사실혼 관계 청산에 따른 위자료 5000만 원을 요구하더라"며 방법을 묻는 사연이 등장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A 씨는 "3년 전 우연히 들른 술집에서 아이돌 지망생이었던 B를 만났다"며 "화장실도 없는 옥탑방에 친구 4명과 사는 그가 불쌍해 제가 살고 있던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고 이후 연인 사이로 변했다"고 말했다.

"B가 자격증 따서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고 해 학원비도 대줬다"는 A 씨는 "우연히 엄마에게 이 사실을 들켜 가족여행 때 B를 한번 데리고 갔고 엄마가 '나중에 골치 아파질 수 있으니 헤어져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엄마 때문만은 아니라 이렇다 할 장래가 보이지 않은 B와 헤어지기로 결심하자 B가 '사실혼 관계였다'며 재산분할 명목으로 5000만 원을 요구해 왔다"며 "일방적으로 제가 용돈을 주고 학원비도 줬다, 과연 재산분할을 해줘야 하냐"고 도움말을 청했다.

조인섭 변호사는 "결론부터 말하면 A 씨와 B 씨 사이에는 사실혼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사실혼 관계는 당사자 사이에 혼인 의사가 있고,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생활하는 등 통상적인 부부의 모습으로 부부 공동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여러 이유로 인해 혼인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라며 "따라서 단순한 동거 또는 간헐적인 남녀관계를 맺었다는 것만으로 사실혼에 해당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두 사람이 구체적인 결혼 계획을 세운 사실도 없고 A 씨가 일방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해 경제적 공동체를 이루었다고 볼 수 없기에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만약 B 씨가 계속 돈을 요구하면 접근할 경우 "스토킹 행위자에게 서면 경고, 접근 금지 등을 명하는 ‘잠정조치’를 수사기관에 요청할 수 있으니 이를 활용해 보라"고 권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