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잡아가라”며 10차례 허위신고, 30대 집행유예

한겨레 자료사진

2시간 동안 112에 10여차례 허위신고를 한 30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ㄱ(36)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0만원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사회봉사 200시간과 준법운전강의 8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판결문을 보면, ㄱ씨는 지난 4월26일 밤 울산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다가 아무 이유 없이 112로 전화해 “마약사범이 있으니 출동해달라”며 허위 신고를 했다. ㄱ씨는 5분 사이에 같은 내용으로 6차례에 걸쳐 거짓 신고를 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11명이 범죄 관련자를 찾지 못하고 돌아가자, ㄱ씨는 다시 112로 6차례 전화해 “왜 마약사범을 안 잡아가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후 ㄱ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에 발각된 ㄱ씨는 음주 측정을 거부해 조사를 받게 되자, 또다시 112로 4차례 전화해 “음주운전을 안 했는데도 붙잡혀 폭행당했다”며 허위 신고를 했다.

ㄱ씨의 첫 허위신고와 음주운전, 마지막 신고는 불과 2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재판부는 “거짓 신고로 경찰관의 업무를 방해했다”면서도 “다만 잘못을 반성하면서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어린 자녀가 2명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