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실수? 말하기 싫다" 치명적 실책에도...콤파니, 비판 대신 "팀 정신력 최고였다"→'맹비난' 투헬과 정반대
[OSEN=고성환 기자] '괴물'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개막전부터 치명적 실수로 역적이 될 뻔했다. 뱅상 콤파니 감독은 공개 지적 대신 말을 아꼈다.
바이에른 뮌헨은 25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1라운드 VfL 볼프스부르크와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바이에른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마이클 올리세-자말 무시알라-세르주 그나브리가 공격 2선에 섰다.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요주아 키미히가 중원을 채웠고 알폰소 데이비스-다요 우파메카노-김민재-사샤 보이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볼프스부르크도 4-2-3-1 전형을 택했다. 파트릭 비머가 득점을 노렸고 티아구 토마스-로브로 마예르-리들레 바쿠가 공격 2선에 섰다. 마티아스 스반베리-막시밀리안 아르놀트가 중원에 나섰고 야쿱 카민스키-세드리크 체지거-세바스티안 보르나우-킬리안 피셔가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카밀 그라바라가 꼈다.
선제골은 바이에른이 터뜨렸다. 전반 20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사샤 보이가 빠르게 쇄도해 낮고 빠른 패스를 건넸고 이를 무시알라가 밀어 넣으면서 1-0 스코어를 만들었다.
볼프스부르크가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토마스가 보이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마예르가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1-1 균형을 맞췄다.
볼프스부르크가 김민재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10분 김민재가 백패스를 시도하다가 상대 압박에 당하며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패스를 끊어낸 비머가 질주한 뒤 마예르에게 패스했고, 마예르가 가볍게 차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래도 최후의 승자는 바이에른이었다. 후반 20분 코너킥 공격에서 나온 케인의 헤더가 카민스키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자책골이 됐다. 그리고 후반 37분 케인의 패스를 받은 그나브리가 정확한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트리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경기는 그렇게 바이에른의 3-2 재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김민재로선 아쉬움이 너무나 큰 경기였다. 그는 지난 17일 울름과 DFB-포칼 1라운드에 이어 다시 한번 선발로 나서면서 콤파니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이번에도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췄다.
이날 김민재는 후반 36분 에릭 다이어와 교체되며 약 81분간 피치를 누볐다. 그는 볼터치 80회, 패스 성공률 79%(60/76), 상대 박스 내 터치 1회, 파이널 써드 지역 공 투입 7회, 차단 1회, 리커버리 2회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전반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경기를 읽는 능력과 확실한 위치 선정으로 패스길을 차단했다. 공격 상황에서는 오른쪽 측면 자리로 높이 올라가 풀백 보이, 올리세 등과 호흡을 맞추며 공격 전개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한 차례 아찔한 장면도 있었으나 김민재와 콤파니 감독이 이야기하던 공격적인 수비수의 좋은 예였다.
그러나 후반전은 달랐다. 김민재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면서 팀의 승리를 날릴 뻔했고, 팀 내 최하 평점인 5점을 피하지 못했다. 'TZ'는 "경기 초반, 김민재는 위험한 드리블로 바이에른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 소유권을 잃었지만, 볼프스부크르가 이를 적절히 이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10분 김민재의 운은 다했다. 김민재가 노이어에게 전달한 백패스는 너무 짧았고 이 치명적인 실수가 순간적으로 볼프스부르크에 리드를 안기게 했다"라고 꼬집었다.
어렵게 데뷔전 승리를 따낸 콤파니 감독. 그는 "감독으로서 첫 분데스리가 경기를 즐겼다. 할 이야기가 세 가지 있다. 우리가 전반에 우세했고,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전 시작이 좋지 않았고, 빠르게 두 골을 내줬다. 그래도 우리는 끝을 향해 가면서 올바른 정신력을 보여줬다. 그게 우리가 승리한 이유"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민재에 관한 질문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콤파니 감독은 "우리 팀의 멘탈리티는 최고였다. 김민재의 실수에 대해선 말하고 싶지 않다. 대신 우리 팀의 대응에 대해 말하고 싶다. 그건 모든 선수들에게서 좋았다"라며 실수를 꼬집는 대신 감싸안았다.
키미히도 비슷한 이야기를 내놨다. 그는 "전반엔 우리가 앞서나갈 자격이 있었다. 그러다 후반전 시작이 좋지 않아 경기를 날려버릴 뻔했다. 볼프스부르크의 역전골 이후 우리의 반응은 다시 좋았다. 정말 힘든 경기였지만, 결국 이겨서 기쁘다. 우리는 올바른 정신력을 보여줬다"라고 동료들을 북돋웠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했던 토마스 투헬 감독과는 상반된 언론 대응이다. 김민재는 지난 5월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두 차례 실점 빌미를 제공하며 고개를 떨궜다. 바이에른은 후반 막판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며 2-2로 비겼다.
그러자 투헬 감독은 경기 후 김민재를 공개적으로 힐난했다. 그는 "그렇게 공격적으로 반격에 참여하면 안 된다. 팀이 공을 갖고 있을 땐 그렇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센터백으로서 그렇게 자유롭게 반격할 순 없다"라며 "너무 욕심이 많다(greedy). 압박 상황이 아니었기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너무 쉬운 문제다. 거기에서 그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화를 냈다.
또한 투헬 감독은 페널티킥 실점에 대해서도 "김민재는 두 차례 너무 욕심이 많았다. 5대2로 수비 숫자가 많았다. 김민재는 갑자기 불필요하게 호드리구의 안쪽 경고를 막아서려 했다. 그는 패스가 오는 순간 잘못된 위치에 있었다. 다이어가 도와주러 오고 있었지만, 반칙을 범했다. 너무 욕심이었다. 만약 그런 상황에서는 가만히 서 있어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팬들도 놀랄 정도로 따끔한 채찍질이었다.
새로 부임한 콤파니 감독은 투헬 감독과 달리 공개 석상에서는 선수를 비판하지 않는 선택을 내렸다. 김민재로서는 감독이 믿음을 보내줄 때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토 히로키가 부상인 만큼 한동안은 김민재-우파메카노 듀오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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