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호텔 갔더니 '레스토랑 쿠폰이'…카드사 AI 활용 성과 속속
부정 거래 적발 등 사업자 위주 활용에서
맞춤형 이벤트, 24시간 챗봇 등 고객친화로
#매주 일요일 오후에 마트에서 장을 보는 A씨는 최근 토요일마다 카드 행사 메시지를 받기 시작했다. 자주 이용하는 마트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라 캐시백 혜택을 꼬박꼬박 받고 있다.
#B씨는 최근 여름휴가로 떠난 제주도의 한 호텔에서 제휴카드 할인 행사를 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마침 호텔 내 레스토랑을 가려던 계획이라 할인 혜택을 바로 이용할 수 있었다.
카드업계의 인공지능(AI) 전략이 더욱 똑똑해지고 있다. 과거 카드 이용량, 이용처 등을 분석하는 데 그쳤다면 이젠 이를 활용해 적극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있다. 맞춤형 행사를 누리는 고객들의 호응도 좋다.
금융업계 중에서도 트렌드에 민감한 것으로 꼽히는 카드업계는 인공지능(AI)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챗봇, 음성봇 등의 고객 서비스는 물론 마케팅, 부정 사용 적발 등 보다 똑똑한 활용처를 찾아나가고 있다. 카드업계가 수십 년간 축적한 빅데이터와의 결합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이상 거래 적발하고 고객엔 '맞춤형 혜택'
그간 카드업계가 주목한 기능은 '이상 거래 적발 시스템(FDS·Fraud Detection System)'이다. FDS는 부정 사용에 대한 패턴을 입력하고, 이를 고객의 사용 데이터와 비교해 이상 거래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AI를 도입하면 시스템이 스스로 최신 데이터를 입력하는 등 부정 사용 패턴을 학습하고, 모형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FDS 내 부정 사용 패턴을 분석한 '룰(Rule)'과 고객의 사용 패턴을 유형화해 부정 사용 위험도를 측정하는 '스코어(Score)'가 있는데, 최신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FDS 탐지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며 "초개인화를 통해 고객별 패턴을 분석하고, 위치정보를 활용해 부정 사용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마케팅에 AI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고객의 필요와 상황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나 혜택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자사 홈페이지, 앱, 챗봇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20년 9월 카드업계 최초로 구축한 뒤 꾸준히 성능을 개선했다.
AI를 전면에 내세운 아웃바운드 마케팅 서비스도 있다. KB국민카드는 AI 마케팅 전용 시스템 'AIMs'를 구축하고, 업계 최초로 마케팅 전 영역에서 자동화를 구현한 바 있다. 모든 고객에게 같은 내용의 이벤트를 제공하는 대신, 맞춤형 이벤트로 마케터의 피로도는 낮추고 고객의 참여도는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한달 간 모든 고객에게 신용카드 100만원 이상 이용 시 1만원의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는 대신, AI모델을 활용해 고객의 이용수준과 선호 오퍼를 개인화하고, 133개의 개별 콘텐츠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한 고객에는 50만원 이상 이용 시 5000원 커피 쿠폰 제공, 또다른 고객에는 20만원 이상 이용 시 편의점 3000원 쿠폰을 제공하는 식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AIMs 도입 후 작년 상반기 캠페인 평균 반응률은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했고,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었다"며 "기존 캠페인은 건당 약 10단계의 업무를 거쳐 실행까지 5영업일이 필요했지만, AIMs 이후엔 약 5단계, 평균 3영업일로 단축됐다"고 말했다.
더 똑똑해진 '챗봇', 윤리성도 갖췄다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인 AI챗봇과 음성봇도 진화하고 있다. AI 상담서비스가 도입되며 대부분 카드사에서 365일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AI 챗봇과 콜봇을 통해 이용내역 확인, 한도 상향, 분실신고, 재발급, 선결제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상담사의 통화 내용을 AI로 분석해 불완전 판매 또한 막고 있다.
삼성카드의 '챗봇 샘' 역시 이와 비슷하다. △카드추천 및 신청 △결제정보 조회 및 변경 △가맹점 조회 등의 업무를 홈페이지, 앱에서 언제나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는 '맞춤형 챗봇' 메뉴로 제공 중이다.
우리카드도 고객상담센터 연결 시 '말로 하는 ARS'를 통해 음성봇을 활용하고 있고, 카드 앱 내 챗봇 고객 상담은 AI가 응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활용처가 다양해지면서 윤리적 이용에 대한 경각심 역시 커졌다. 신한카드는 최근 △고객중심 △정보보호 △공정성 △투명성 △안전성 △책임성 등 6개 AI 윤리원칙을 수립했다. AI 업무 처리의 전 과정에서 윤리원칙을 준수하고 자체점검 및 내부 통제를 진행한다.
이하은 (haeu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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