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회의에서 북한군 열병식 중 공격하자고 해”
홍주형 2024. 8. 26. 08:47
‘쓴소리’ 참모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 증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백악관 회의에서 북한군을 열병식 중 공격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그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허버트 맥매스터가 증언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바른 말‘을 했던 외교안보 참모로 알려져 있다. 그는 당시 백악관 참모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식에서 벗어나는 얘기를 해도 경쟁적으로 그의 말에 아첨하려 했다고 회상했다.
25일(현지시간) CNN은 출간을 앞둔 맥매스터 전 보좌관의 회고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임무 수행‘의 내용 일부를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회의에서 “북한군이 열병식을 할 때 북한군 전체를 제거하면 어떨까”라고 말했다고 책에 적었다. 그는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멕시코에 있는 마약에 그냥 폭탄을 던져버리면 어떨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이같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식에서 벗어나는 얘기를 해도 백악관 참모들이 “당신의 본능은 언제나 옳습니다”, ”누구도 당신만큼 언론의 나쁜 대우를 받은 사람은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그에게 경쟁적으로 아부했다고 전했다.
CNN은 맥매스터 전 보좌관의 책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책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번째 임기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며 대선을 앞둔 시기적절한 시기에 출간된다고 보도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바른 말을 했던 외교안보 참모로 알려져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움을 사 2017년 2월부터 13개월밖에 재직하지 못했다. 그가 2018년 2월 뮌헨안보회의에서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있다고 말한 게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갈라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 발언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맥매스터 장군은 러시아가 2016년 대선 결과에 영향을 주거나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을 잊었다”고 지적하는 등 그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했으며 2018년 3월 그를 교체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책에서 “나는 내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트럼프가 듣고 싶지 않은 것들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자신의 대통령직의 정통성과 감정적으로 결부하는 바람에 대선 개입 문제와 러시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거짓말쟁이”이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미국과 관계 개선을 모호하게 약속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종하려고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도 밝혔다. “(푸틴이) 트럼프의 친구가 아니고, 앞으로도 결코 아닐 것”이라고 알려주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느꼈다는 것이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동맹, 권위주의 지도자,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문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늘 대립했다고 회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무임승차자“라고 생각하는 미국의 동맹국들을 폄하했고, 맥매스터 전 보좌관이 경멸하는 권위주의 국가의 지도자(푸틴 등)와 잘 지내려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하려 했으나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미국의 역할이 있다고 믿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4월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화학 무기를 사용했을 때 단호한 대응을 한 것과 관련해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중정책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가안보전략 작성을 감독했는데, 이 문서가 중국이 매년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훔쳤다고 주장하고 이전 행정부보다 더 강경한 공개 입장을 취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것은 환상적”이라고 말하고, 이후 연설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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